수비수 이정수가 역대 월드컵 최단시간 선제골로 한국의 원정 16강 진출에 청신호를 켰다.

캡틴 박지성은 월드컵 3개 대회 연속골로 숨막히는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유로2004 챔피언 그리스의 돌풍신화는 유쾌한 도전을 앞세운 한국의 잘 정비된 조직력에 무너지고 말았다.

한국은 12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 넬슨 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0월드컵 B조 첫 경기에서 전반 7분 이정수의 오른발 깜짝골과 후반 7분 박지성의 추가골에 힘입어 그리스를 2-0으로 제압, 대회 사상 첫 승을 기분좋게 신고했다.

공격 가담력이 뛰어난 이정수는 상대 왼쪽 코너플래그 근처에서 얻은 프리킥을 기성용이 강하게 골문 오른쪽으로 연결하자 골문으로 쇄도하며 오른발을 갖다 대 천금의 선제골을 기록했다.

박지성은 그리스가 공격에 열을 올리던 후반 7분 상대 미드필드에서 볼을 가로챈 뒤 20여분을 단독 드리블하며 왼발슛으로 골망을 흔들어 한국의 두 번째 골을 낚았다.

한국축구의 리더 박지성은 기대에 보답했다. 이번 월드컵을 끝으로 은퇴를 결정한 박지성은 전반 활발하게 그라운드를 누비며 한국 선수들의 분투를 자아낸 뒤 후반 추가골까지 낚아 5천만 붉은 악마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2002월드컵과 2006월드컵에 이어 2010월드컵에서 월드컵 3호골로 안정환과 함께 월드컵 최다골 타이기록을 세웠다.

박지성의 3개 대회 연속골은 한국 선수 가운데 처음이다.

<허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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