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순 환노위원장이 의원회관 서재에서 파안대소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통령은 다시 뽑을 수 있지만, 강은 한번 파괴되면 회복하기 어렵다”

“중립성 견지, 공평무사하게 위원회 이끌 터”

새만금 사업, 2조9,905억원 투입 체계적 점검

김성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인터뷰

Clean 환경정책의 분수령이 될 국회 후반기의 환경노동위원회 수장으로서 의사봉을 쥔 김성순 위원장을 만나 향후 의정 방향을 짚어본다.

녹색성장기본법 등 환경법의 입안에서 부터 막후까지 입법예고후 발효시킨 환노위가 후반기로 접어들며, 또다른 제2의 발돋움을 예고한다.

이에 환노위의 으뜸지기로 말을 옮겨 탄 김 위원장의 후반기 의정에 대해 전반적인 견해를 청취, 세밀하게 진단해 본다.

청백리에 빛나는 김성순 위원장의 환경 마인드는 물론 문-무를 겸비한 그의 진면목을 재조명해 본다.

<편집자 주>

제18대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으로서 소감은-

△앞으로 2년간 미력하나마 환노위를 이끌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환경과 노동은 국민의 삶의 질과 직결된 분야로 매우 중요하며,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고 지속가능한 국가발전을 도모하려면 경제성장 규모에 걸맞게 환경과 노동, 복지분야의 질적 발전이 필수적입니다.

환노위가 소모적인 정쟁에서 벗어나 국민을 위한 정책중심의 의정 활동을 펼치는 모범적인 상임위가 되고, 환경보전과 노동자 권익보호의 최후 보루가 될 수 있도록 위원장으로서 소임을 다하겠습니다.

국회 후반기 환노위의 운영 방향은-

△지난 18대 국회 전반기에 비정규직 문제, 노사관계법 등 여.야간에 의견차가 큰 현안 때문에 환노위가 정쟁의 최일선 현장으로 둔갑해 장기간 표류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후반기에도 전반기 못지않게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여야뿐아니라, 관계 전문가들과 이해 당사자들까지 불러 머리를 맞대고 대화하고 토론해 입장 차이를 좁혀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국민을 위한 일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민주당 의원입니다만 위원장으로서 중립적인 위치에서 한쪽에 치우침 없이 공평무사하게 위원회를 이끌어 나갈 생각입니다.

특히 토론과 설득의 문화를 환노위에서 정착시키고 일하는 상임위원회 상을 정립시켜 나가는데 심혈을 기울이겠습니다.

후반기 환노위의 주요 환경 현안은-

△우선 환경분야와 관련해 6.2지방선거에서 표출된 국민들의 뜻은 4대강 사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라는 것입니다.

우리 환노위에서 환경부의 4대강 사업 환경성 확보 대책의 실효성에 대해 철저히 점검해 나가겠습니다.

특히 4대강 공사과정에서 멸종위기종인 단양쑥부쟁이의 자생지가 파괴되고 물고기가 폐사했습니다.

표범장지뱀, 수리부엉이 등의 멸종위기 개연성이 대두되고, 달성 함안보 퇴적토의 오염에 따른 오탁수로 수질과 취수원 오염가능성 등 여러가지 환경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환경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의 부실여부와 사후관리의 미비점 등에 대한 집중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새만금 수질개선 대책입니다.

새만금 방조제가 준공되고 새만금 개발이 본격적으로 추진됨에 따라 새만금 내외에 대한 수질보전 대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2001-2010년까지 추진된 1단계 수질보전 대책의 실효성에 대한 전면적 평가를 바탕으로 2020년까지 총 2조9,905억원의 수질보전 사업이 추진될 계획으로 있는 바, 이에 대해 체계적으로 점검하겠습니다.

또한 ‘환경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자연보전총회(WCC)가 2012년 제주에서 개최됩니다.

WCC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자연보전,생물다양성, 기후변화 등을 논의하기 위해 4년마다 개최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환경회의로 정부기관 NGO, 환경전문가 등 160여 개국 1,100여개 단체, 1만여 명의 환경전문가가 참가할 예정입니다.

그에 수반되는 지원법이 지난 4월 국회에서 통과된 만큼 이에 대한 후속대책이 효과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위원회 차원에서 지원하겠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저탄소녹색성장’에 대한 견해는.

△21세기 국제 경쟁과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세계 각국이 앞다퉈 녹색기술과 녹색산업 육성에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습니다.

MB 정부가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저탄소 녹색성장의 국정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이 지난 4월부터 시행된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입니다.

하지만 MB정부는 경인운하와 4대강 사업 등 환경훼손 우려가 높은 대규모 토목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어 이중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MB 정부가 70~80년대식 퇴행적인 토건국가의 모습을 보이며, 어떻게 저탄소 녹색성장을 외칠 수 있는지 놀랍기만 합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녹색성장은 에너지와 자원의 절약 및 효율적 사용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환경 훼손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나아가 녹색기술과 녹색산업을 육성해 경제와 환경의 조화를 이루며 국가 성장을 추진하는 것입니다. 4대강에 초대형 보를 건설하고 강바닥을 대규모로 준설하면 온실가스가 줄어듭니까.

4대강 사업은 오히려 녹색성장과 반대로 가는 환경 훼손정책 아닙니까. 그리고 도심의 허파인 그린벨트를 대대적으로 풀어 보금자리 주택을 건설하는 것도 녹색성장과 배치되는 정책입니다.

현 정부가 이제라도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고 헛돈을 쓸 가능성이 높고 환경을 훼손하는 대규모 토목사업을 전면적으로 축소 조정하고, 명실상부하게 저탄소 녹색성장 전략을 추진하길 바랄뿐입니다.

<김 위원장과 본지 편집국장과의 질의요지 가운데 주요 골자를 나눠 살펴보고 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솔로몬의 지혜는-

△4대강에 대한 국책사업은 MB정부의 대표적인 일방 통행식 국정운영 사업으로 대통령 임기내에 완료하려는 조급성 때문에 각종 법적 절차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속도전을 내고 있어 엄청난 사회적 갈등비용을 지출하고 있습니다.

22조원의 천문학적 재정이 투입됨에도 불구하고, 예비타당성 조사 등 기본적인 검증조차 거치지 않았고, 사회적 합의가 없이 추진돼 초대형 예산낭비 사업이 될 가능성이 높아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홍수예방과 용수확보 등의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수생태계 파괴나 멸종위기종 훼손 등 환경적 측면에서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다시 뽑을 수 있지만, 강은 한번 파괴되면 다시 회복하기 어렵습니다.”

종교계나 환경단체 등에서 4대강 사업 추진을 전면적으로 반대하고 있으나, 이미 사업이 상당부분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므로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건전한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4대강 사업을 환경적 훼손 및 예산낭비 요인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축소 재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4대강 본류의 보 설치 및 하도준설 중심의 4대강 사업은 필요성과 효과가 의심되며, 물부족 해소, 수질개선, 홍수피해 예방을 위해서는 지류 소하천에 대한 대책을 우선해야 하며, 산간농촌 및 도서해안 등 물부족 지역에 대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수질개선 대책도 오염원 발생을 최소화하고 오염원의 하천유입을 차단하며, 하수종말처리장을 확충하고 하수관거 정비, 방류수 수질강화 등의 대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환경을 파괴하는 토목공사에서 탈피하여 진정으로 강을 살리는 사업으로 전환해야 하며, 환노위원장으로서 앞으로 이러한 방향에서 위원회를 이끌어 나갈 생각입니다.

개인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환경 분야는-

△우리나라 주요 도시의 미세먼지(PM10) 오염도를 선진국 수준으로 대폭 저감해야 합니다. 서울의 미세먼지 오염을 일본 동경도 수준으로 낮출 경우 서울 시민의 수명이 무려 3.3년 가량 연장된다고 합니다.

그간 운행 차량의 배출가스 저감장치 부착과 CNG버스 보급 등으로 대기오염이 개선돼 왔지만,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강도 높은 시책을 펼치고, 석면 등 국민건강을 해치는 위해물질 관리를 철저히 하여 환경성 질환을 예방하고 국민들의 건강수명을 연장해야 합니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한 환경성과지수(EPI) 평가에서 우리나라가 57.0점을 받아 OECD 30개 회원국중 최하위이자, 평가대상 163개국 중 94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2008년 평가에서 149개국 중 51위였던 것에 비해 크게 하락한 것이죠. 지난해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가 2030년까지 EPI 10위 이내를 목표로 제시한 것을 무색케 합니다.

국제수준보다 떨어지거나 저평가된 국내 환경수준을 제고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환노위 구성은 정당별 위원위별 어떻게 구성됐는지-

△제18대 국회 하반기 환노위 위원은 총 14명에 이릅니다. 한나라당 8명, 민주당 4명, 자유선진당 1명, 민주노동당 1명 등입니다.

정원은 15명인데 1명이 부족하며, 7.28재보선 이후 충원될 전망입니다.

교섭단체 간사로 한나라당 신영수 의원과 민주당 홍영표 의원을 선입했는데 아주 합리적이고 일에 대한 열정이 있는 분들이어서 후반기 환노위가 일을 많이 하는 상임위가 될 것입니다.

전반기에 환노위에서 활동한 분이 한나라당 강성천 차명진 조해진의원, 민주당 이찬열 의원,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 등 5명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환경과 노동분야에 대해 식견과 경험이 풍부하고, 덕망이 높은 여러 위원들께서 우리 위원회로 배속됐기에 내실 있고 원만하게 위원회를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후반기 환노위의 환경분야 법률안중 환경영향평가 법안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처리할 방침인지-

△환경부가 환경영향평가법 전부개정법률안을 제출했는데 시선이 곱지 않습니다.

하지만 4대강 사업과 관련한 환경영향평가는 이미 끝난 상태이기 때문에 정부가 제출한 환경영향평가법안과 4대강 사업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이 법안이 현재 환경정책기본법과 환경영향평가법에 분산돼 있는 사전환경성검토제도와 환경영향평가제도를 하나의 법률에 통합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는 전부개정법률안 입니다.

그리고 이와 성격을 달리해 환경영향평가와 관련한 정보공개 및 주민 참여를 강화하는 내용의 원혜영 의원안도 발의돼 있기에 위원회 차원에서 정부안과 의원 발의안에 대한 공청회 등을 거쳐 보다 심도있는 심사를 해야할 것으로 봅니다.

국회의원으로서 역사에 남을 개인적인 치적과 공적은.

△입법부인 국회가 법을 만드는 곳이니 무슨 법을 만들었느냐가 중요합니다.

수없이 많은 법률을 대표 발의하여 통과시켰지만, 그중에서도 자구 하나하나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기 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하기 때문에 법률제정이 가장 보람 있습니다.

제가 대표 발의하여 제정한 법률 중 대표적으로 몇가지만 꼽는다면 한의약육성법과 인체조직 안전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농어촌 주민의 보건복지 증진을 위한 특별법 등을 들 수 있습니다.

‘한의약육성법’은 세계에 내놓아도 우수한 전통 민족의학인 한의학과 한방산업을 육성 지원하고, 한의약 기술의 연구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것으로 현재 한의학 관련법으로서 유일합니다.

중국은 오래전부터 중의학 육성에 집중적으로 투자하여 동양의학 및 세계 대체의학 시장을 석권하려 애써왔는데, 우리나라는 뒤늦게나마 ‘한의약육성법’이 제정돼 한의약의 표준화, 세계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게 됐습니다.

다음으로 ‘인체조직 안전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도 제정했는데, 사람의 뼈와 인대, 피부 등 인체조직의 기증관리 및 이식 등에 필요한 사항을 정해 인체조직의 적정 수급과 안전성을 확보하도록 했습니다.

법이 제정되자 대학병원의 몇몇 교수들이 전화를 해서 대한민국 의학사에 한 획을 그었다며 감사하다고 하더군요.

그 외 농어촌 주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자 ‘농어촌 주민의 보건복지 증진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했습니다.

이 법은 급격한 고령화로 보건복지 수요가 급증하는 농어촌에 보건의료 및 사회복지 시설을 확충하여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데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특기와 취미, 애창곡 그리고 가족사항은.

△월간예술세계 신인상을 받아 정식으로 문단에 등단도 했습니다.

바쁜 와중에도 틈틈이 메모하고, 다듬은 것이 네번째 시집을 내게 됐습니다.

조만간 시집 현역의원을 출간할 예정입니다. 취미는 독서와 등산을 좋아하고 수준급은 아니지만, 섹소폰 트럼펫 클라리넷 승마 등 악기연주를 즐겨합니다.

악기연주를 바빠서 못할 경우는 주말에 모아 연주합니다. 애창곡을 든다면 송창식의 고래사냥, 임주리의 립스틱 짙게 바르고, 이탈리아의 나폴리 민요인 오! 솔레미오 등의 노래를 즐겨 부릅니다.

가족은 간호사 출신 아내인 구문숙 여사와 슬하에 2남을 두고 있습니다.

저의 시 중에는 한 평생 뒷바라지 하느라 고생한 아내를 위해 쓴 나의 그림자란 시가 있고, 손자가 태어날 때 쓴 할아버지 되던 날이란 시도 있습니다.

덧붙이고 싶은 말씀은.

△우리나라는 60년대 이후 개발위주의 경제성장 정책을 펼쳐 왔습니다.

그 결과 환경과 노동 측면에 대한 고려가 매우 미흡하여 환경오염과 자연훼손, 국토 난개발을 초래했으며, 장시간 노동과 비정규직 증가 등 노동환경이 열악한 실정입니다.

이제는 환경과 노동에 대한 인식과 접근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합니다.

환경을 보전하고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일이 경제 성장의 걸림돌이 아니라,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경제성장의 동력이 된다는 새로운 인식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고 지속가능한 국가발전을 도모하려면, 경제성장 규모에 걸맞게 환경과 노동복지 분야의 질적 발전이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인식을 확산시키고, 정부 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겠습니다. 환노위가 환경을 보전하고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최후의 보루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력을 당부드립니다.

김성순 환경노동위원장은-

행정고시에 합격한이래 공직을 천직으로 알고 서울시 행정에만도 33년간이나 봉직했다.

행정 경험이 오래 됐다는 것은 가장 큰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전례답습하며 지냈다면 단점이 될 것이다.

그는 아주 열심히 일했고, 업무를 쇄신하며 문제의식을 갖고 끝없이 노력했기에 서울시에 몸담았던 33년은 매우 값지고 보람 있었다는 후문이다.

서울시 공보관, 보건사회국장, 문화관광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10년 가까이 송파구청장을 지낸 그는 송파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사랑한다.

서울올림픽 기획관을 지냈고, 올림픽이 열리던 ’88년 송파구가 강동구에서 분리 개청될때 초대 송파구청장에 취임한후 관선 두번, 민선 두번 등 네차례에 걸쳐 송파구청장을 역임했다.

주민참여형 쇄신행정과 지역 특성에 맞는 창의적인 문화복지 시책을 펼쳤는데 당시 벤치마킹을 위한 국내.외 지방 자치단체의 방문이 잇따랐다.

1995년 민선 구청장 선거이후 당시 총재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로 구청장과 지구당위원장직을 겸직했으며, 2006년 16대 총선에 출마해 국회에 등원하게 됐다.

<권병창 기자/사진=이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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