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해국립공원에 버금가는 서해낙조 백미/석모도 민머루해수욕장 옆 장구너머/강화군 매음리의 천년고찰 보문사

강화도의 갯벌은 현지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으뜸 명소이다.

빼어난 주변의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가족동반시 어린이들에게 모처럼 갯벌의 생태계를 익힐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모자람이 없다.

외포항은 강화도에서 가장 큰 포구이며, 주변 연안의 섬들을 오가는 배터가 있는 곳이다.

외포항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석모도는 여행자들의 발길이 많은 곳으로 30분 간격으로 배가 운항된다. 강화도 곳창굿의 고장이며, 매년 새우젓축제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석모도가는 배안에서 새우깡 한봉지를 들고 갈매기와 씨름하다보면 어느덧 석포항에 입항한다.

지근거리 석모도 민머루해수욕장 옆에 있는 아담한 포구인 장구너머의 낙조는 이름만큼이나 예쁘다. 장구너머 포구는 시야가 탁트여 낙조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포구와 해수욕장 사이의 고갯마루도 해가 걸리는 수평산을 내려바 볼 수 있다. 장구러너말 이름은 산에서 보면 장구처름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어선이 드나드는 작은 포구이지만, 통나무로 그럴 듯하게 지은 횟집 찻집 등이 반긴다.

석모도에서 가장 먼저 가보아야 할 곳은 단연 보문사.

낙가산 서쪽 기슭에 소담스럽게 안겨 있는 보문사는 낙산사의 홍련암, 금산의 보리암과 함께 우리나라 3대 관음기도처 중 하나로 이름이 높다.

국내에서 유일하다는 자연 석실불당에는 바다에서 건져올린 부처가 모셔져 있다.

보문사에 전해져 오는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옛날 한 어부가 고기를 잡다가 그물에 22개의 돌이 걸려서 그것을 바다에 버렸더니 그날 밤 꿈에 노승이 나타나 그 돌들을 천축국에서 온 불상들이니 잘 받들어 공경하면 복이 있다고 한다.

꿈을 심상치 않게 여긴 어부가 이튿날 다시 그 돌을 건져보니, 그 돌들의 모습은 동자 불상의 형상을 띄고 있었다.

그래서 현재의 석실에 안치해 모셨더니 소원이 이뤄졌고, 그 때부터 불사가 시작됐다고 한다.

석실불당 바로 앞에 있는 은행나무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는데, 3일간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보문사 뒤에 있는 눈썹바위와 바위벽에 10m의 높이로 조각돼 있는 마애불상은 색다른 느낌을 준다.

이곳에서 내려다 보는 서해의 모습이 흡사 다도해국립공원의 어느 한 곳인양 절경이다. 석모도 선착장에서 오른쪽 회주도로를 타고 가다보면 소금창고들이 열맞춰 서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소금창고들 앞으로 삼량염전이 펼쳐져 있는데, 해가 좋은 날 오후면 하얀 소금탑이 세워지는 기이한 광경도 볼 수 있다.

단군의 세 아들이 쌓았다는 삼랑성 안에 위치한 절은 고구려 소수림왕 11년(서기 381)에 고승 아도화상(阿道和尙)이 창건하고 진종사라 부르다가, 고려 충렬왕 8년(1282)에 원비 정화왕비가 불전에 옥등을 헌납한 후 전등사라 개칭해 오늘에 이른다고 한다.

경내에는 보물로 지정된 대웅전, 약사전, 범종을 비롯한 실록을 소장했던 사고지 및 조선 왕실의 족보를 소장했던 선원보각지가 남아 있다.

이뿐아니라, 강화군 삼산면 매음리에 있는 보문사는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서해바다의 아름다운 섬중에 있다.

여기에는 불상을 모신 석실과 마애불이 있는데 석실은 천연동굴속에 탱화를 모시고 21개의 감실에 석불이 안치돼 있다.

마애석불은 높이가 32척 폭이 11척의 관음보살상이다. 32척은 관음보살의 32응신(應身)을, 11척은 11면 관음의 화신을 상징했다.

또다른 명소로 초지진을 들 수 있다.

이 곳은 해상으로부터 침입하는 외적을 막기 위해 조선 효종 7년(1656)에 구축한 요새이다.

고종 3년(1866) 10월 천주교 탄압을 구실로 침입한 프랑스군(로즈) 극동함대 및 고종 8년(1871) 4월에 통상을 강요하며 내침한 미국(로저스)의 아세아 함대, 고종 12년(1875) 8월 침공한 일본군함 운양호와 치열한 격전을 벌인 격전지이다.

당시 프랑스와 미국 및 일본의 함대는 우수한 근대식 무기를 가진데 비해 조선군은 사정거리도 짧고 정조준도 잘 안 되는 열세한 무기로 대항해 싸웠던 것이다.

운양호의 침공은 고종 13년(1876) 강압적인 강화도 수호조약 체결을 가져옴으로써 일본 침략의 계기가 됐던 것이다.

만고풍상의 비련이 서린 강화도의 이모저모를 둘러볼 수 있는 근거리인 만큼 8월 여름 휴가철을 맞아 온가족이 함께 다녀올 수 있는 수도권 명소로 손색이 없다.

<이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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