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국토관리청, 강원문화재연구소에 의뢰 시굴조사 결과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하천 중심의 대규모 관광레저단지 건설이 추진되는 춘천 하중도(下中島) 곳곳에 보존가치가 높은 문화재가 매장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관광레저단지 계발 계획이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돼 하중도 공사에 차질이 예상된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강원문화재연구소는 원주지방국토관리청 의뢰로 지난 5월7일 이래 최근까지 4대강 살리기 사업대상 구역에 포함된 하중도 지역을 시굴조사한 결과, 그 3분의 2 정도에 이르는 구역에서 각종 유구를 확인했다.

하중도<사진>는 이미 1980년대 초반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한 각종 기관의 발굴조사 등을 통해 청동기시대 지석묘와 삼국시대 초기의 적석총(돌무지무덤), 철기시대 수혈 주거지 등이 확인되고, 많은 매장문화재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드러나 이미 학계에 보고됐지만 섬 전체의 매장문화재 분포 양상은 파악되지 않았다.

연구소는 이번에 총연장 약 4,787m에 이르는 기존 제방 중 4대강 살리기 사업과 관련해 제방을 확장해야 하는 약 3,347m 구간을 40m 간격으로 문화재 시굴 조사를 한 결과 구간 대부분에서 시대를 달리하는 다양한 유구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동쪽 강변으로는 철기시대 유적이 집중 분포하고 그 밑에서는 청동기시대 유적이 확인됐으며, 서쪽 강변으로는 청동기시대 유적이 밀집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단은 "하중도의 현재 지형 중에서 (강과 인접한) 가장 바깥쪽에 대한 이번 조사와 결과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면서 "과거 이 지역 발굴조사와 연계해 본격 발굴을 하면 예컨대, 한반도 철기문화를 재조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시굴조사 성과를 토대로 문화재청과 문화재위원회는 하중도 지역에 대한 문화재 조사와 보존 방법 등을 강구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향토 고고학계 인사는 "하중도는 섬 전체가 유적의 지뢰밭이라는 사실이 시굴조사를 통해 새삼 확인됐다"면서 "당초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한다고 해도 문화재 조사에만 적지 않은 시간과 예산이 투입돼야 하고 설혹 그렇게 발굴을 한다 해도 그 유적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둘러싸고 많은 논란이 일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사진=강원문화재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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