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날개껍질 신라시대때 장식용 활용/서식지 파괴로 개체수 줄고 사라질 위기/환경부,멸종위기종 2급으로 지정관리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비단벌레<사진>의 최대 서식지가 변산반도 국립공원 일원에서 발견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 엄홍우)은 2009년부터 변산반도국립공원의 자연자원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멸종위기종 2급이자 천연기념물 제496호로 지정된 비단벌레의 집단 서식지를 확인했다.

그동안 비단벌레 서식지는 전남 해남 두륜산과 완도 등 일부 지역으로 알려졌으나, 2009년에는 내장산국립공원과 고창 선운산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변산반도에서 발견된 비단벌레는 그 서식지가 우리나라 가장 북쪽 지역으로 보고된다.

현지 일대는 20마리 이상의 개체군이 확인돼 지금까지 조사된 서식처 중 가장 안정적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비단벌레과 곤충은 전 세계에 1만 5,000여 종이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87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 중에서 비단벌레(학명 Chrysochroa fulgidissima)는 3~4cm의 크기이며 아름다운 날개껍질이 있어 한자어로 옥충(玉蟲)이라 부른다.

오래 전부터 비단벌레의 날개껍질을 공예 장식품 소재로 사용했는데, 신라시대(5세기 초)의 고분 황남대총에서 출토된 비단벌레의 날개껍질로 장식된 말안장 가리개가 대표적인 예이다.

비단벌레<사진>는 한 여름인 7월말에서 8월초에 햇볕이 뜨거운 한낮에 벚나무, 느티나무, 팽나무와 같은 오래된 활엽수림을 날아다니면서 짝을 찾는다.

특히 나무 위로 높이 날아다니며 화려한 색깔과 무늬가 빛에 반사되면서 반짝거리는 시각적인 신호로 짝을 찾는다.

짝짓기를 마친 암컷은 애벌레의 먹이가 되는 벚나무, 느티나무, 팽나무 등의 껍질 틈에 알을 낳는다.

공단은 비단벌레가 서식하고 있는 내소사 지역이 주변의 우수한 자연생태 속에 비단벌레의 먹이가 되는 팽나무와 느티나무 같은 고목들이 잘 보존되고 있어 서식환경이 점차 자리 잡게 되었다고 보고 있다.

즉, 전통 사찰이 생태적 문화적으로 잘 보존된 덕분에 그동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으로 밀려난 비단벌레를 위기에서 건져 내 안정된 삶의 터전을 제공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변산반도국립공원사무소의 박용규 소장은 “비단벌레 보호를 위해 서식지에 대한 꾸준한 조사 연구와 함께 사찰, 지역주민과 함께 보호를 위한 방안들을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권병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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