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교회 신우학생들이 노원역을 무대로 거리청소와 환경캠페인을 펼쳐 호평을 얻었다.>

서울 노원역 일대 거리청소와 환경캠페인 전개 

간밤에 내린 비로 젖은 15일 오전 7시께 서울 노원역 주변.

노원구에서 가장 번화가인 이 일대도 일요일 이른 시간은 여느날과 같이 한산했다. 그때 맑고 앳된 얼굴의 남녀학생들이 역 주변으로 삼삼오오 짝을 이루며 나타났다.

줄잡아 50여 명에 이르며 편안한 작업복 차림에 장갑을 낀 손에는 빗자루와 집게 쓰레기 봉투 등을 들고 있다.

방학 때와 일요일에만 가능한 꿀맛 같은 늦잠의 유혹도 뿌리치고 거리로 나선 이들은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총회장 김주철 목사, www.watv.org) 서울 노원지역 중.고등학생들.

이들이 거리로 나선 이유는 환경미화원의 삶을 체험하고, 깨끗한 거리 만들기 환경캠페인을 펼치기 위해서다.

1일 환경미화원을 자청한 학생들이 미화원들의 청소 시간에 맞춰 휴일에도 불구, 일찍 집을 나선 것이다.

박규서 서울노원 하나님의 교회 목사는 “환경미화원들의 일을 체험하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고하는 이웃과 주변을 볼 수 있는 넓은 시야를 길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환경정화 활동을 통해 깨끗한 환경을 유지하고 만들기 위한 노력과 실천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체험활동은 깨끗하고 쾌적한 도시조성은 물론 학생들의 인성형성에 많은 도움이 된다.

이는 교육중심, 녹색복지 도시를 표방하는 노원구의 정책과도 부합한 내용으로 관할 구청에서도 쓰레기봉투와 집게, 청소차량 등을 지원하며 협조했다.

김승연 노원구청 청소행정과 팀장은 학생들의 활동이 환경미화원들에게 또하나의 작은 보탬이 되기를 기대했다.

김 팀장은 “노원역 주변은 노원구에서도 가장 쓰레기가 많이 배출돼 환경미화원들이 고생하는 지역”이라며 “특히 학생들이 실시하는 캠페인의 효과로 이 지역의 쓰레기 배출양이 줄어드는 결과를 얻었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이날 청소에 나선 노원역과 인접한 문화의 거리 일대는 노원구에서도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번화가로 북새통을 방불케 한다.

환경미화원들의 청소에도 불구하고 항상 많은 쓰레기와 오물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곳이다.

체험활동에 나선 학생들은 매일 이곳을 청소하는 환경미화원들과 함께 거리청소를 시작했다.

거리 곳곳에는 담배꽁초부터 과자봉지, 술병, 심지어 사람들이 먹다 남긴 음식물 쓰레기들도 있었다. 학생들은 환경미화원을 따라 사람들이 남긴 지저분한 흔적들을 수거했다.

거리 중간중간 버스정류장의 쓰레기통을 비우고 주변에 흩어진 쓰레기들도 깨끗하게 쓸어 담았다.

학생들의 체험 활동에는 서재성(59)씨를 비롯한 3명의 환경미화원이 함께했다. 환경미화원들은 학생들의 체험 활동에 대해 “예전에도 이런 의뢰가 많았는데, 성의 없는 태도로 체험학습에 참가하는 학생들이 많아 좋게 여기지 않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오늘 함께 청소한 학생들은 나무랄 데 없이 성심 성의껏 해서 우리들이 할 일이 별로 없었다.”고 한결 같이 칭찬했다.

서재성 씨는 “방학 때만 되면 컴퓨터나 TV와 씨름하는 학생들에 대해 우려하는 보도를 봤는데, 힘들고 어려운 일을 자원한 학생을 보니 참 의젓하고 예쁘다.”고 대견스러워 했다.

오염된 자연환경을 다시 복구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희생이 필요함을 절감한 학생들은 청소를 끝낸 뒤 깨끗해진 거리에서 캠페인을 벌였다. ‘한사람이 줍고 간길 열사람이 웃고 간다’ 라고 쓴 푯말을 들고 도로변에 서서 사람들에게 쓰레기 버리지 않기, 쓰레기 줍기를 실천하자는 뜻을 전했다.

고3 수험생인 김여진(노원고) 양은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아 시간을 허비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 보람된 일을 하고 나니 뿌듯하고 오히려 머리도 맑아졌다.”고 말했다.

김준영(을지중2) 군은 “무심코 지나치던 거리였는데 청소를 하며 지나다 보니 깨끗한 환경을 위해 남몰래 수고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동안 애써주신 환경미화원 아저씨들에게 감사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군은 “그동안 무심코 쓰레기를 버린 적이 있는지 되돌아 보았다.”며 “이번 계기로 깨끗한 거리를 위해 환경에 더 관심을 가지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학생들의 체험활동에는 노원구에서 활발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하나님의 교회 자원봉사단체인 ‘매우맑음 봉사대’ 회원 30여 명이 참여했다.

상계동 일대에서 매달 두 차례 이상 거리정화 활동을 도맡아 해온 이들은 청소에 나선 학생들을 격려하고 함께 정화활동을 진행했다.

하나님의 교회는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인성과 품성 교육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학생들이 다양한 체험활동과 자원봉사활동에 참여케 하는 것도 개인주의가 팽배한 시류 속에서 역지사지의 지혜를 배우게 하기 위해 마련됐다.

교회 측은 이번 여름방학에도 환경정화 활동과 각종 시설 청소봉사, 농가 일손돕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하계학생 캠프’를 마련해 학생들이 방학을 유익하고 의미 있게 보내도록 지도하고 있다.

<권병창 기자/사진=하나님의 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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