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물을 사먹는다는 말은 우스개 소리로 밖에 여겨지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어느 누구나 생수를 구입하고 있으며, 이는 더 이상 다른 나라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일이 되었다.

우리나라는 1993년 1인당 물 사용가능량이 1470㎥로 물 부족국가에 속하게 되었다.

2000년 사용 가능량도 1488㎥로 역시 물 부족국가에 해당하는 한편, 2025년에는 많게는 1327㎥, 적게는 1199㎥가 될 것으로 분석되는 등 갈수록 물사정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녹색댐 기능을 가진 산림은 실질적인 해결책으로써 대두되고 있다.

여기서 녹색댐이란 홍수조절, 갈수완화, 수질정화가 가능한 산림의 역할을 이르는 말로써 산림토양 특유의 공극특성으로 인한 기능이다.

다른 지형의 토양과 달리 산림 토양은 윗부분은 공극이 크며 그 비율도 높은 반면 아래로 내려갈수록 공극의 크기가 작고 단단해지는 토양구조를 갖고 있다.

비가 오면 땅으로 침투된 빗물은 계곡으로 빨리 빠져 나가고 땅 깊숙이 침투된 물일수록 느리게 빠져 나가 결국 계류가 일년 내내 마르지 않게된다.

하지만 이것은 ‘정비가 잘 된’ 산림에만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대부분 국민은 산림이 무조건 우거지기만하면 건강한 산림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상식이다.

산림이 지나치게 우거지면 산림의 빗물손실량이 커지는데 그 양은 수자원총량의 45%를 넘는다.

이중 25%는 잎이나 가지에 맺혔다가 땅에 도달하지도 못하고 공중으로 증발되고 20%는 뿌리를 통해 땅 속의 물을 흡수, 이용된다.

또 임내가 어두워지면서 키 작은 나무와 같은 하층식생이 사라지고, 낙엽을 분해하는 미생물과 토양 소동물의 수가 줄어 토양이 활력을 잃고 단단해져서 빗물을 머금는 양이 줄어든다.

이를 막기 위해서 산림청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125만ha를 목표로 하여 숲가꾸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 중 영월군은 국유림 면적 5만4000ha 중 약 25%인 1만5000ha가 수원함양림으로 지정될 만큼 천혜의 수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5년간 1000여ha의 수원함양림에 대한 숲가꾸기를 지속적으로 추진하였다.

여기에 수원함양기능 증진 뿐만아니라 산림휴양지나 산책로 등도 개발하여 국민들에게 산림생태계를 체험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관광-문화시설을 개발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해야 한다.

물의 원천이자 거대한 산소공장인 숲을 잘 가꾸어 우리의 희망인 후손들에게 푸른 꿈을 물려줄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해야겠다.

<박인동/영월국유림관리소 자원조성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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