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모토가 발목을 다친 것을 알고 있었지만, 부상 부위를 노리지 않았다. 왜 그랬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한국 유도의 간판 왕기춘(22.용인대)이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유도 73㎏급 결승에서 상대 선수의 다친 발목을 공격하지 않는 페어플레이 끝에 금메달을 놓쳤다는 사실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15일 광저우 화궁체육관에서 치러진 일본의 아키모토 히로유키와 연장접전을 펼치다 경기 종료 23초를 남기고 다리잡아 메치기로 유효를 내줘 은메달에 머문 왕기춘은 "아카모토가 발목을 다친 사실은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아키모토는 준결승을 치르다 왼쪽 발목을 다쳐 결승에서는 절룩이는 모습이 역력했지만 왕기춘은 주로 업어치기 공격을 펼쳤다.

발목 부위를 노리지 않은 이유를 묻자 왕기춘은 "툭별한 이유는 없다"면서 자세한 언급은 피했지만 비겁한 금메달은 갖고 싶지 않았다는 뜻으로 보였다.

왕기춘은 "일단 승부에서 패한 것은 받아들인다"며 "다친 선수를 이기지 못해 실망을 많이 했다. 더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금메달리스트 아키모토도 왕기춘의 정정당당 플레이에 존경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

아키모토는 "왕기춘이 나의 부상을 알고 있었고 그것을 이용하고 싶었을 텐데 그러지 않은 것에 대해 존경과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아키모토는 "내가 수비에만 치중했기 때문에 지도를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내가 관중석에 있었다면 아마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다음에는 더 깨끗한 경기를 하겠다"며 왕기춘의 페어플레이에 다시 한번 감사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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