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경기 구리시 아천동 자택에서 별세한 소설가 박완서(80·여) 선생의 빈소를 찾은 지인들은 고인을 "단아하고 소탈한 사람"이라고 술회한다.

이날 빈소가 차려진 서울 강남구 서울삼성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문인들과 지인들은 고인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안타까워하면서도 생전의 소탈한 모습을 떠올리며 편안한 영면을 기도했다.

소설가 박범신씨(65)는 오후 1시40분께 빈소를 찾아 "박완서 선생은 나이와 권위를 잊고 현역 정신을 보여준 존경스런 작가"라며 "한국 문학의 리얼리즘을 지켜온 분"이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그는 "고인은 냉철한 작품세계를 펼쳤지만 평소 모습은 단아하고 따뜻한 분"이라며 "빈소에 놓은 영전사진의 미소가 고인의 모습"이라고 애도했다.

빈소에 놓인 박완서 선생의 영정은 환하고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고인의 큰딸 호원숙씨(56)는 "영정 사진이 평소 어머니가 좋아하던 사진"이라고 밝혔다.

20년간 고인과 가까이 지낸 신복룡 건국대 정치학과 교수는 "박 선생은 소시민적이고 미소가 멋진 분"이라고 고인을 기렸다.

신 교수는 "고인이 큰 병으로 고생하시기 전에는 주일마다 성당에서 이야기를 나눴다"며 "내가 쓴 책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던 친근하고 따뜻한 분"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들어 고인의 갑작스런 죽음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빈소를 찾는 동료 문인들과 지인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고인의 영전에 헌화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고인과 함께 성당을 다니던 교인들은 추도미사로 고인의 넋을 기렸다.

시간이 지나면서 빈소에는 이명박 대통령, 정몽준 한나라당 전 대표, 정진석 추기경, 이건희 회장 등 정·재계 인사들의 조화도 도착하고 있다.

한편 유족들은 고인의 장지를 용인 천주교 공원묘지로 정했다. 발인은 25일 오전 8시40분이다. 장례미사는 박 선생이 다니던 경기 구리시 토평동 성당에서 25일 오전 거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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