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달리기 회원들이 풀코스 200회 완주를 마친 김정의 씨와 기념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했다.>

총 8,419.5km 서울-부산간 고속도로 10여 차례 왕복거리

혹서기를 방불케하는 불볕더위에도 불구, 마라톤 풀-코스를 무려 200회째 완주한 50대 건각이 마니아들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10일 오전 8시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소재 전 공군사관학교 캠퍼스 인근 도심천변에서 펼쳐진 ‘2011공원사랑 수박먹기 마라톤대회’에 출전한 아마추어 마라토너 김정의(50.사업.사진) 씨.

그는 현재 한국마라톤협회 소속 토요달리기 동호회(회장 황해권) 멤버로 마라톤에 입문한지는 올들어 9년차에 불과하다.

앞서 인기 예능 프로로 손꼽히는 KBS-남자의 자격에 방영한 마라톤 풀코스를 따라 질주할 수박먹기 마라톤대회는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후원, ‘Walk & Run Tour’ 주최아래 자웅을 가렸다.

일반인의 경우 42.195km 완주마저 버거운 풀코스를 2009년 7월 새벽강변마라톤대회에서 100회 완주에 이어 이날 200회째 완주를 거뜬히 소화해 냈다.

완주를 마친 김정의 씨는 "컨디션 저조로 다소 힘들었지만 햇빛이 거의가려진 주로 사정으로 별무리 없이 Sub-4를 달성하며 무사히 골인지점을 통과했다"고 말했다.  

이는 총 8,419.km 거리로 416.05km의 서울-부산간 고속도로를 20여 차례나 오고간 거리와 맞먹는다. 

2002년 3월17일, 동아마라톤대회에 처녀 출전했던 그는 그리 녹녹치 않은 3시간41분40초로 골인지점을 통과하며 마스터즈로서 첫 기염을 토했다.

소속 동호회인 토요달리기는 준회원을 포함해 80여 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차상원 씨가 모두 181회의 풀코스를 완주하며 그 뒤를 잇고 있다.

황해권 토달 회장은 "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온라인상으로 입회를 받은 후 원하는 마니아들을 중심으로 동반훈련을 하고 있는데 김정의 씨의 경우는 동료들에게 충고와 자신만의 노하우를 조언하는 등 열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가 마라톤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2002년 보배자동차를 설립한 당시 88kg의 거구로 고지혈증에 비만까지 찾아와 가벼운 조깅을 하면서 체중관리를 한데서 거슬러 오른다.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리만치 힘겨운 마라톤은 한때 예기치 못한 사업상 어려움과 고비를 겪으면서 잠시라도 풀코스를 뛰고나면 흐트러진 자신의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고.

이후 사랑하는 아내 박복순 씨와 큰딸 보미(미 펜실바니아대 1년)양과 두째 보연(고1)양의 지속적인 응원으로 그는 오늘의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다며 고마워 한다.

한때는 일부 지인들마저 "풀코스를 그렇게 많이 뛰거나, Sub-3를 하면 뭐하느냐"고 우려섞인 조언을 건넸지만, 이제는 오히려 대견스러워 한다고 귀띔한다.

김 씨는 특히, "각종 마라톤 경기에서 노익장을 과시하는 70세 이상 자격의 칠순마라톤에 석병환(79) 옹 등을 가까이 하면서 롱-런을 할 수 있는 자기관리에 용기를 얻는다"고 강조했다.

여타 동호회보다 동료를 아끼고 우애가 돈독한 토요달리기 회원을 만날 때면 언제나 스스럼없이 따뜻하게 감싸주는 화목에 친정집 같은 온정을 느낀다고 전했다.

4년전 철인3종 경기에 출사표를 던지려 수영 훈련중 그만 한쪽 어깨의 봉합수술로 포기한 후 조심스레 마라톤을 다시하면서 예전의 몸을 되찾는데 성공했다.

<김정의 씨가 가장 사랑한다는 가족들과 함께>

김범수의 보고 싶다를 즐겨부르는 김 씨는 이날 토달의 황해권 회장 등 20여 명이 동반주를 겸하며 이수현-백재양 조카들은 100여 m를 앞둔 골인지점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며 대미를 장식했다. 

그의 소망은 "앞으로 10년 이내 500회 완주를 목표로 몸 만들기에 충실하겠다"며 다부진 결의를 보였다. 

<권병창 기자/사진=김정의 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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