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역사가치가 서린 함양과 밀양지역에 4곳의 향토문화가 명승지정을 앞두고 있다.

문화재청(청장 김 찬)은 최근 전통 명승 동천구곡 조사와 2010년도 전국 별서(別墅) 명승 자원조사에서 발굴한 경남 함양군에 소재한 함양 용유담, 심진동 용추폭포, 화림동 거연정 일원과 밀양 월연정 일원을 국가지정문화재인 명승으로 지정, 예고했다.

함양 용유담(龍遊潭)은 경남 함양군 마천면과 휴천면의 경계에 있다. 지리산의 아름다운 계곡에서 흘러내린 맑은 물이 합류되어 형성된 큰 계곡으로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곳은 아홉 마리의 용이 놀았을 만큼 연못의 규모가 크고 수심이 깊다.

용이 남긴 흔적을 연상시키는 암반과 배설물을 연상시키는 바위들이 있어 아름다운 경관을 나타낸다.

용유담은 신선이 노니는 별유천지로 예부터 시인 묵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곳으로 여름이 되면 각처의 피서객들이 휴식을 위해 모여드는 곳이다.

조선시대에 비가 부족하면 관아가 주도해 기우제를 지낸 대표적인 장소로 함양군수로 있었던 김종직이 용에게 비를 내려줄 것을 호소하는 기우제를 지낸 후 지은 시가 전해져 내려오는 역사 문화 명승지이다.

함양 심진동 용추폭포는 우리나라 동천구곡의 대표격인 안의삼동(安義三洞)의 하나인 심진동을 대표하는 경관으로 일컫는다.

함양군 심진동 상류에 있는 용추폭포를 유람하면 안의삼동의 명승유람이 끝이 난다는 말이 있으며, ‘용추폭포’라는 이름의 수 많은 폭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대표적인 명소이다.

용추폭포는 높이 약 30m, 호소의 직경이 약 25m로 경상남도 함양군 안의면 지우천 최상류에 형성된 좁은 골짜기를 따라 자리 잡고 있다.

주변의 울창한 삼림과 암반 위를 흐르는 맑은 계류, 용추에서 떨어지는 우레와 같은 폭포수, 그 아래의 깊은 연못 등이 어우러진 명승지이다.

함양 화림동 거연정 일원은 조선중기 화림재 전시서(全時敍)가 이 곳에 은거해 지내면서 억새로 만든 정자를 그의 7대손인 전재학 등이 1872년 재건됐다.

거연(居然)은 주자의 시 정사잡영(精舍雜詠) 12수 중에 ‘거연아천석(居然我泉石)’에서 딴 것으로 물과 돌이 어울린 자연에 편안하게 사는 사람이 된다는 뜻이다.

함양군 서하면에 있는 거연정(居然亭, 경남 유형문화재 제433호)은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중층 누각 건물로 형성됐다.

주변의 기묘한 모양의 화강암 반석, 폭이 넓은 골짜기, 흐르는 계곡 물 등과 조화를 이루어 동천(洞天) 경관을 대표할 만한 명승지이다.

임헌회(1811~1876)는 영남의 명승 중에서 안의삼동(安義三洞)이 가장 빼어나고, 그 중에서도 화림동(花林洞)이 최고이고, 화림동의 명승 중에서 거연정이 단연 으뜸이라고 거연정 기문에 적고 있다.

밀양 월연정 일원은 밀양강과 동천이 합류되는 지점에 있어 월연정에서 조망되는 강변 풍경과 보름달이 떴을 때의 월주경(月柱景)이 매우 아름답다.

바위에 새겨진 암각글씨와 월연대 12경 등 다양한 문화 경관적 요소를 지니고 있는 명승지이다.

월연정(경남 유형문화재 제243호)은 조선조 중종 때 지조와 청명(淸名)으로 빛나는 월연(月淵) 이태 선생이 만년에 관직을 물러나 세상의 미련을 버리고 자연으로 귀의하려는 의지로 조성한 별서이다.

이번에 지정 예고한 함양 용유담등 4개소는 30일간의 지정 예고기간 중 주민의견 수렴 및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명승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나아가 보존 및 활용을 위한 사업을 적극 지원해 지역문화 및 관광자원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계획이다.
<허은숙 기자>

저작권자 © 대한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