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장급 3명 등 용퇴사의, 1~2명 진퇴 고민

2월 법관 정기인사를 앞두고 법원장급 고위 법관들이 잇따라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평생법관제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16일 대법원에 따르면 최은수(58·사법연수원 9기) 특허법원장을 비롯해 유승정(57·〃11기) 서울남부지방법원장, 안영률(55·〃11기) 서울서부지방법원장 등 법원장 3명이 최근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사퇴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용섭(56·〃16기)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도 용퇴하기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도 법원장 1~2명이 더 진퇴를 고민 중이라는 얘기도 있다.

통상 자리이동 폭이 가장 큰 2월 정기인사를 전후해 일신상 이유나 후배들을 위해 사퇴하는 법원장이 서너 명 이상 나오고, 이는 고법부장 승진 등 법관 인사요인으로 작용해왔다. 

이번 인사부터는 법원장이 2년 임기를 마치고 다시 재판업무를 맡아 정년까지 법관으로 근무하는 평생법관제가 도입될 예정이어서, 이들 고위법관의 사퇴 의사 표명이 법원 내부에서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평생법관제는 양 대법원장이 작년 9월 취임한 이후 인력 유출과 전관예우 차단 등을 위해 줄곧 강조해온 인사개혁 조치다.

일부에서는 과거에도 호응을 얻지 못했던 평생법관제가 이번에도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실제로 일선 판사 중에는 평생법관제가 법원 내 인력 선순환을 정체시키고 재판의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없지 않다.

대법원 관계자는 "개개인 사정도 있기 때문에 한명 한명의 진퇴를 제도의 성패로 연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새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법조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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