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길도 낙서재 지근거리 거북바위 추정
길이 360cm 너비 270cm, 높이 95cm



260여년만에 고산 윤선도의 달맞이 장소로 추정되는 화강암이 발굴돼 사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김영원)는 최근 전라남도 완도군 보길도 윤선도 원림(甫吉島 尹善道 園林.명승 제34호)의 명승자원 학술조사(2011.9~10월) 기간 중 낙서재(樂書齋) 지역에서 ‘귀암’(龜巖)으로 추정되는 바위를 발견했다.

거북 형상의 바위를 뜻하는 귀암은 윤위의 ‘보길도지’와 ‘고산유고’에 기록된 사령의 하나이며, 달 구경(玩月)의 장소로 기록되어 있으나 그동안 실체를 확인할 길이 없었다.

이 귀암은 낙서재 일원의 중요 지형지물로써 보길도지에 소은병-낙서재-귀암이 축선 상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고산의 손자인 이관의 건물 개축 시에도 앞 기둥을 이곳에 세운 기록이 남아있어, 난항을 겪었던 낙서재 지역의 원형복원에 중요한 지표물로 여겨진다.

귀암은 이관의 건물 개축 당시 묻혔다는 기록을 끝으로 그동안 3차례 낙서재지역 발굴조사에서도 확인되지 않았으나, 지난해 명승 학제간 연구결과 260여 년 만에 그 실체가 드러나게 된 것이다.

낙서재 남측 14.6m 부근에 매몰되어 있던 귀암은 문헌상의 위치와 일치하고 길이 360cm, 너비 270cm, 높이 95cm의 화강암으로 돼 있다.

귀암 추정 암석의 서편 삼각형 모서리 부분은 거북 머리 부분에 해당하며, 약 45° 경사를 이루고 아래로 갈수록 좁아지는 형태이다. 

머리 뒤쪽에는 양쪽에 홈이 파여 넓은 거북의 등판형태를 띠고 있으며, 남동쪽에는 돌출부가 꼬리 모양과 흡사하여 거북의 형태를 띠고 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올해 귀암 매몰 주변지역의 원 지반 확인과 고고학 등 관련 분야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귀암의 학술적 가치를 최종적으로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이 연구 결과를 낙서재 복원 사업에 활용하도록 완도군에 제공하고, 귀암의 실체는 추가 조사가 끝나는 내년에 국민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보길도=김경남 기자>
저작권자 © 대한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