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연 박사가 나로호 모형을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

“대중과 과학기술자들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
“성공적인 우주개발을 위해서는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투자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국 첫 우주인 이소연 박사(34)는 우주강국 실현을 위해 “실패도 자산이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박사는 “우주과학 기술분야에서 우리만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집중 육성해야 한다”며 “오히려 한국이기 때문에 가능한 분야가 있다”고 역설했다.

실제 반도체 기술을 접목한 위성분야 등은 세계 최고의 기술력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뿌듯해 했다.

그는 “유인 우주선이 없어 무시당하는 대한민국이 결코 아니라며 유인우주선을 만드는 나라가 우리에게 부탁하는 날이 분명히 올 것” 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의 정체성을 알고, 제한된 자원을 객관적으로 살펴 볼 시간이 필요하다” 며 “너무 성급하게 뛰다 중간에 쓰러질 수 있듯 어느 정도 여유를 가질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1,2차 나로호 실패와 관련해서도 “미국과 러시아 등 우주 선진국들도 수차례 실패를 경험했다”며 “우주개발 20년에 불과한 우리 수준을 50년 역사를 가진 나라와 동일한 잣대로 평가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이 박사는 나로호 발사 실패는 우리가 우주강국 실현이라는 더 큰 도약을 위해 백신을 맞는 과정이라고 비유했다.  

그는 현재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우주응용.미래기술센터 우주과학팀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지상에서 우주로 보내는 키트(특수목적용 도구장비)를 연구하고 있다.

2008년 4월8일 러시아 소유즈호에 탑승, 국제우주정거장에서 과학실험을 마친 세계 49번째 여성 우주인이다.   

이 박사는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며 우리 반대편 아프리카 아이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다”며 “이들은 자신들이 어렵고 가난하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평생 살아간다”며 안타까워 했다.

트위터를 통해 함께 모임을 갖고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어 수익금을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한 학교 설립에 기부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우주를 다녀온 지구인 이소연으로서 지구 전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일종의 책임의식을 느끼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소연 박사가 소유즈호 출발에 앞서 찍은 사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자리를 본관 전시관으로 옮겼다. 이 박사가 소유즈호에 탑승에 앞서 찍은 사진이 전면에 보였다.>

이 박사는 “저는 시선을 옆으로 두고 있는 이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데, 사람들은 제일 낫다고 하네요”라며 수줍어했다.

우주에서의 각종 실험 과정을 담은 사진을 설명하면서는 당시의 추억을 회상하기도 했다.

특히 “우주 정거장에 도착해 수행해야 할 과정들이 많아 하루 정도가 지나서야 우주에 온 실감을 할 수 있었다”며 “지금도 기회가 된다면 다시한번 가고 싶다”고 피력했다.

이소연 박사는 마지막으로 “우주개발 등 과학발전을 위해 대중과 과학기술자들의 가교역할을 할 것”이라며 “우리나라 최초 우주인으로서 지금 뭘 해야할지 숙제가 하나 더 생겼다”며 파안대소를 한다.
<대전=김동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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