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파견단, 외교 군 KOICA 경찰 완벽한 하모니
정예 요원 450여 명으로 구성된 한국 지방재건팀


열악한 자연환경과 오랜 전쟁 및 테러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프간에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파견된 한국 지방재건팀(PRT Provincial Reconstruction Team)이 파르완주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한국 지방재건팀은 외교통상부, 국방부, 경찰,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서 파견된 정예 요원 450여명으로 구성돼 있다.



KOICA 직원들과 어린이반 학생들.


아프간 재건은 기존의 파병 형태와 다르게 군 주도가 아닌 민간주도로 펼쳐지고 있다.

전체적인 활동 조정과 통제는 외교통상부에서 파견된 전문 외교관들이 담당하고, 재건지원 활동은 KOICA와 경찰이, 이들의 경호 및 호송 항공지원은 최정예 특전사 대대와 육군 항공 UH-60부대를 모체로 창설된 오쉬노부대가 담당하고 있다.



보건의료, 교육, 농촌개발 등 다양한 재건활동


재건활동은 우리나라가 아프간에 비해 선진기술을 보유한 보건의료, 교육, 농촌개발, 정부 행정역량 강화 및 경찰훈련 분야를 중심으로 2010년 7월부터 바그람 기지에서 시작됐다.



현지인들이 차리카 기지 교육문화센터에서 재봉틀 교육을 받고 있다.


미 공군 기지인 바그람 기지 내 한국병원 및 직업훈련원을 세워 첫 재건활동을 시작한 KOICA는 1년 8개월 동안 아프간 파르완주 재건의 핵심 수행자로서 현지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2월 16일에는 차리카 경찰훈련센터와 우호병원, 교육문화센터를 확장 개소해 한국의 단독적인 아프간 재건활동이 정상궤도에 올랐다.

구체적인 재건지원 사업을 살펴보면 보건의료 분야는 바그람기지와 차리카기지에 각각 종합병원 수준의 우호병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3개의 보건소 신축을 추진하고 있다.

교육사업은 현지 주민에게 미용, 봉제, 다리어 등을 가르치는 교육 문화센터와 자동차 정비, 용접 등을 가르치는 직업훈련원을 운영해 연 480명을 교육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에 바그람기지 직업훈련원을 수료한 200여명이 전원 현지업체에 취업해 교육 효과가 검증되었고, 직업훈련생 선발 경쟁률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또한 파르완주 내 450여개 학교에 책상, 의자, 칠판 등 교육 기자재를 제공하고 5개 학교 신축을 추진해 부지 선정 및 매입, 학교 설계 등을 마치고 지난 27일 착공식을 가졌다.

완공되면 초중고교 학생 약 5000명이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된다.



KOICA 교육문화센터 어린이반 학생들.


농촌개발 사업은 품종개량 및 신규 품종 개발을 위한 시범농장을 운영해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매년 홍수 때마다 유실되는 허름한 다리 대신 철근콘크리트로 된 인도교 7개를 신축할 예정이다.

정부 행정역량 강화는 아프간 관계자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한국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하고, 농업 관련 전문지식을 습득하도록 현지 농업인 한국 연수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포도생산성 향상, 농촌개발, 성평등 향상 등 6개 과정 120명이 한국에 연수를 다녀왔고 올해는 8개 과정 160명이 연수를 받게 된다.




차리카 기지 PRT 주요 시설 개소식.


또한 올 설날에는 바그람 기지에 주둔하고 있는 동맹군들에게 한국문화를 알리기 위해 민속놀이 및 전통음식 체험, 한복 입어보기 등 행사를 진행해 동맹군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이처럼 대한민국 대표선수들의 진심어린 지원은 상처받은 아프간 사람들의 마음을 보듬고 있다.

현지인들은 KOICA가 펼치고 있는 사업들에 대해 처음에는 반신반의 하면서 지켜보았지만 2년 가까운 시간이 지난 지금은 많은 것이 달라졌다.

아프간 내부나 국제적인 상황과 무관하게 아프간 재건을 꾸준하게 추진하는 한국인들의 모습을 보고 한국식 인사를 건네기도 하고, 한국에 꼭 가보고 싶다거나 한국 군인이 되고 싶다는 주민들도 많아졌을 만큼 한국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심지어 탈레반도 아프간을 위해 아무런 조건없이 재건지원 활동을 펼치는 한국 PRT의 차리카 기지 공격을 피하고 있을 정도로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고,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된 재건활동을 펼치고 있다.

아프간 경찰들의 스승 ‘대한민국 경찰파견단’은 현재 40명이 체포술, 태권도 등을 가르치며 현지 경찰을 양성하고 있다.

특히 경찰훈련센터는 아프간 정부로부터 ‘지역경찰 훈련센터’로 정식 승인을 받아 한국 경찰의 우수성을 과시하며 아프간의 치안 유지에 기여하고 있다.



KOICA 직원들이 재건지원 현장에서 현지인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한국 PRT요원들의 수호신 ‘오쉬노부대’는 ISAF(International Security Assistance Force, 국제안보 지원군)의 일원으로서 한국 PRT요원들의 경호와 경비를 담당하고 있다.

한국군 최초로 ‘위험지역에서 활동하는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파병됐다.

지난 2010년 7월 1일 바그람기지에서 임무를 시작해 현재는 4진이 2011년 11월 25일 부터 바그람기지와 차리카기지에서 국군의 완전작전 파병사를 이어가고 있다.

오쉬노 부대의 완전작전 비결은 철저한 검문검색과 작전지역에 대한 세밀한 분석, 뛰어난 특전용사들의 전투기술 때문이다.

적대세력이 언제 어떻게 공격해 올지 모르기 때문에 철저한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위병소에서는 홍채 인식기, 전신스캐너 등을 활용해 출입자를 철저히 검색한다.

영외 작전 간에는 해당 지역에 대한 충분한 분석과 사전 예행연습·우발상황 조치훈련을 통해 완전작전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Hard to Enemy, Soft to Afghan”(‘적에게는 강하게, 아프간 주민들에게는 부드럽게’ 라는 뜻으로 대상에 따라 차별적인 작전을 구사하는 오쉬노부대의 전략)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현지주민과 적대세력을 구분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오쉬노부대는 한국 PRT 요원들의 ‘수호신’으로서 지방재건팀이 아프간에 희망을 심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성공적인 재건지원을 위한 각 기관의 상생 협력

이처럼 아프간 한국 PRT는 성격이 다른 정부기관들이 하나의 목표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 만큼 재건사업 추진 시 조직 간의 부조화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아프간에 희망을, 조국에 영광을’이라는 구호 아래 효율적인 재건활동을 위해 매일 일일 협의체를 통해 업무를 조율한다.

이견이 있는 경우에는 실무자와 기관 대표자가 참석해 업무의 필요성과 위험성 등에 대한 열띤 토론을 통해 최선의 방책을 찾아내고 있다.

아프간에서 각 기관끼리 협력해야 재건지원 임무를 효율적으로 완수할 수 있다는 것을 모두가 경험했기 때문이다.

차리카 기지의 권오성 KOICA 소장은 “우리가 떠난 후에도 이곳 사람들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하는데 재건사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이들이 한국인의 따뜻한 정을 느끼고, 먼 훗날에도 한국을 좋은 나라로 기억해 주길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오쉬노부대 민사장교 안준길 소령은 “민·경·군의 업무 스타일이 달라 초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차리카기지가 개소된 지 1년이 지난 지금은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많은 어려움을 극복해 냈다”면서 “다른 곳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소통의 중요성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오쉬노 부대원들이 한국 PRT 요원들을 경호하고 있다.


‘도움을 받는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변모한 한국은 수많은 외침과 전쟁이라는 역사적 공통점을 공유한 아프간 사람들에게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발전모델로 인식되고 있다.

한국 PRT요원들은 우월의식에 기반을 둔 일방적 원조가 아닌, 이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평적 관계를 기반으로 하는 원조를 수행하며 대한민국 대표선수로서의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한국 PRT 요원들은 처음에는 각각 다른 기관 소속으로 아프간 땅을 밟았지만 지금은 아프간에 꿈을 심는다는 소명아래 하나로 손을 맞잡았다.

이들이 있기에 아프간 희망의 씨앗은 오늘도 푸른 새싹을 틔워가고 있다.
<권병창 기자/사진=아프칸재건지원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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