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를 좋아하는 고양지원의 하태한공보판사는 한 작가가 출품한 장미 수채화 앞에서 설명을 하고 있다.>

법원 내 격조 높은 봄, 설레임 테마의 화랑전이 개최돼 법창가의 화제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소재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지원장 조원철)은 오는 6월20일까지 법정동 지원 2,4층 원내에 "2012년 신춘기획전 봄, 설레임"이 열려 눈길을 끌고 있다.

더욱이 법정 대기실의 벽면을 미술가들의 전시공간으로 국내 처음 제공함으로써 시민에게는 작가자신의 작품을 알릴 소중한 기회를 갖게 됐다.

시민들에게는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가까이에서 접할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법원에 대한 거리감을 해소하고 법원 투어, 모의배심재판, 시민사법행정 참여 프로그램 등에 대한 관심을 제고시킬 값진 기회로 평가된다.


25일 법의 날 기념으로 찾은 고양지원은 최근 한국미술협회 고양시지부(지부장 이용철) 소속 고현희 작가 등 23인 화가들의 작품으로 2012년 신춘기획전 봄, 설레임의 개막이후 성황을 이뤘다.

조원철지원장의 구상으로 관내 고양시지부의 협조를 받아 기획된 바, 법원을 찾는 민원인들의 통행이 잦은 법정동 구내 2층과 4층 벽면에 지역 작가들의 우수 작품을 전시해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조 지원장은 "법원과 미협의 협력아래 계절별로 미니 전시회를 마련해 신진작가에게는 손쉽게 작품을 알릴 수 있는 좋은 마당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참여 작가들은 특별히 봄의 분위기에 걸맞는 밝은 톤의 그림을 선별, 전시함으로써 경제적 부담없이 법원의 전시공간을 확보하면서 시민과 가까이 알릴 기회를 갖게 됐다.

소송 당사자들이 질 높은 예술작품을 감상하면서 잠시나마 지친 마음을 달래 줄 법원이 새로운 문화적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 수범 사례로 호평을 얻고 있다.

제소건으로 법원에 들른 미국 캘리포니아 빅토빌에서 귀국한 박숙자(63.여) 씨는 "우리나라의 법원이 민원인들에게 개방의 물결이 찾아든 느낌으로 매우 좋아 보인다"면서 "딱딱한 예전의 법원이 접하기 힘들었던게 사실이지만 이제는 친근감과 부드러움을 안겨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선 작가의 아기 호랑이와 까치 등 23점이 고양지원 2,4층의 법정 대기실 벽면에 전시돼 있다.>

조원철 지원장과 이용철 지부장 등 내외빈들이 당시 참가한 가운데 개막 테이프 커팅 행사를 시작으로 전시공간을 돌면서 작품별 출품작가들이 손수 작품의 창작 배경, 기법 등을 소개하고 설명하는 순서가 이어졌다.

소중한 작품은 지난 20일부터 오는 6월20일까지 2개월간 전시되며, 법원과 지부는 이후에도 계절별로 새로운 전시회를 개최하거나 단독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고양시지부는 화가 400여 명을 포함한 전체 회원이 570여 명으로 단일 지부로는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희망 작가들을 위해 1,2주 정도 기간으로 소규모 전시회를 개최할 것을 계획하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하태한(연수원 33기) 공보판사는 "법정에서 나오거나 출두하기전 예기치 못한 일부 소송 당사자들이 소란을 피우거나 불미스런 일이 돌발했는데, 일부는 마음의 순화를 갖고 정숙한 분위기가 이어지는 느낌을 엿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권병창 기자/사진=정영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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