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산하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고속철도와 지방국도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소음과 진동으로 피해를 본 우렁이 양식 농장주가 그에 상응한 배상을 받게 됐다.

환경부 산하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6일 충남 논산 강경읍에서 우렁이를 양식하는 농장주가 인근 호남고속철도 노반 시설공사와 지방국도 확.포장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소음, 진동으로 인해 우렁이 양식에 피해를 입었다며 배상을 요구한 사건에 대해 신청인의 연간 총 생산량 60%에 해당하는 6,840kg의 폐사 피해를 인정하고 시공사(피신청인)가 8,200만원을 배상하도록 결정했다.

이 사건의 신청인은 고속철도 공사노선의 교각 설치지점과 최소 약 40m, 지방국도 공사노선의 교량 설치지점과 최소 약 160m 떨어진 곳에서 총 17개 동(약 1만4,000㎡)의 우렁이 사육장을 운영해왔다.

우렁이농장과 인접한 강관파일항타 공사구간
2010년 10월부터 2011년 4월까지 피신청인의 강관파일항타 공사에 의한 진동 등으로 겨우내 동면중인 우렁이의 2/3가 폐사해 계약물량 납품을 위해 우렁이 치패(어린 우렁이) 등을 새로 구입하며, 3억7,600만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사건을 조사.심의한 중앙환경분쟁조정위는 전문가의 평가 결과, 피신청인의 측정결과, 사건 관련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사 시 소음진동으로 신청인이 사육하는 우렁이의 연간 총 생산량 중 60%에 해당하는 6,840kg에 대한 폐사 피해를 입었을 개연성을 인정했다.

전문가 평가결과, 공사현장 소음도 80∼98dB(A), 진동도가 40∼65dB(V), 합성수중 소음도가 160∼175dB/μpa로, 육상 양식어류 및 가축에 대한 피해 인정기준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청인 우렁이농장 내부
피신청인이 신청인 우렁이 농장에서 측정한 결과로는 강관파일항타 공사 중 최대 소음도가 64.2dB(V), 최대 진동속도가 0.0973㎝/sec로 확인됐다.

"육상양식수조에서 지표면과 지표면의 흙 속에서 생활하는 우렁이의 경우 진동의 영향을 받기 쉽고, 합성수중소음 예측 결과가 어류의 경우 짧은 시간 내에 폐사를 일으킬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해당 공사 시 발생한 소음·진동이 우렁이에게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전문가 의견이 함께 고려됐다.

중앙환경분쟁조정위 관계자는 "민가뿐 아니라 양식장 등과 인접한 장소에서 강관파일항타 공사와 같은 소음 진동 영향이 큰 장비를 사용할 때는 사업계획 수립단계에서 피해영향권 내 생물 등의 특성을 충분히 감안한 사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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