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대한민국 향한 행보의 마무리 성격"

그린란드와 친환경 자원개발, 노르웨이와 북극 신항로 해운 협력
기후변화시대 거대기회 선점 한반도 동북아 경제권 새바람 기대

이명박 대통령은 다음달 블라디보스톡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등 순방 일정 중 내달 9∼12일 그린란드와 노르웨이 등 북극권을 방문할 예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이번 그린란드 노르웨이 순방은 취임이래 계속 추구해온 ‘더 큰 대한민국’을 향한 행보의 마무리 성격”이라며 “4년 전인 2008년 8.15 경축사 (건국 60주년 기념사)를 통해 극지탐사와 개발을 국민에 약속드린 바 있다”고 밝혔다.

당시 경축사에서 이 대통령은 “자원의 보고인 북극해와 남극에 대한 탐사와 연구도 적극 추진 하겠다”며 “우리 민족이 미지의 세계를 개척하는 진취적이고 창조적인 DNA를 가졌음을 안팎으로 알리겠다”고 언급했다.

 
한국과 녹색성장 동맹을 체결한 덴마크는 그린란드 자치 정부와 더불어 그린란드 방문을 지난 3월 서울 핵안보 정상회의 방문시 요청해 왔다.

북극정책(High North)을 최우선적으로 펼쳐온 노르웨이도 한국과의 파트너십 강화를 여러 경로로 희망했다.

올 8.15 경축사에서 남이 가지 않은 길, ‘코리안 루트’를 열어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겠다고 밝힌 이 대통령은 이번 지구끝 북극 순방을 통해 기후변화 시대의 실상을 국민에 알리고, 녹색성장에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새로운 거대기회로 등장하고 있는 북극권 경제를 진단하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 당사국들과 적극 협력, 대한민국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계기로 만들 계획이다.

그린란드는 급격한 지구온난화로 올 여름 관측사상 지표 위 빙설이 대부분 녹아내렸을 정도이며, 지난 50년 사이 빙원의 규모가 절반으로 줄어들었는데 이같은 추세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자원의 보고'인 그린란드를 비롯, 북극권에 새로운 발전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의 근착자료에 따르면, 북극권에는 전 세계에서 개발되지 않은 자원의 22%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석유는 세계 원유의 13%(900억 배럴), 천연가스도 30% (47조 입방미터)가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린란드의 희토류는 중국의 40배로 추정되며, 그 밖에도 금 다이아몬드 니켈 망간 코발트 구리 플래티늄 등의 다양한 광물자원이 매장돼 있다.

이 대통령은 방문기간 중 기후변화의 현장인 일루리삿을 시찰하고, 클라이스트 그린란드 자치정부 총리와 면담을 통해 인류에게 남은 마지막 보고를 효과적이고 친환경적으로 탐사 개발하는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탐사를 통해 개발할 곳과 보전할 곳을 엄격히 구분하고, 탄소포집 저장 및 활용 기술(CCS&R) 등 녹색기술을 적극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특히 그린란드 방문에는 지난 5월, 한국을 방문한 덴마크의 프레드릭 왕세자가 동행, 녹색성장 동맹으로 빚어진 두 나라의 우정을 재차 확인한다.

노르웨이 방문에서는 신재생 에너지 기술을 비롯, 미래 선도기술에 관한 협력방안이 논의된다.

스톨텐베르그 노르웨이 총리가 최대 역점을 두고 있는 북극정책 (High North Policy)에 대한 전략적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새롭게 열리고 있는 북극 항로는 기존 항로에 비해 운항거리는 약 40%, 운항 일수는 10일 가량이 단축돼 운행이 활성화되면 유럽과 아시아 직결시대가 개막된다.
 
향후 한반도 경제권(부산-나진 선봉을 허브)과 더 나아가 동북아 경제권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해양연구원은 부산-로테르담간 북극항로 이용시 운항거리는 2만100km에서 1만2700km로 37%, 운항일수는 30일에서 20일로 10일 단축될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북극권 경제의 주역은 북극이사회 이사국인 미국, 러시아, 캐나다, 덴마크, 노르웨이 등이다.

최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북극이사회 본부가 설립될 노르웨이 트롬소를 전격 방문한 바 있으며, 중국 일본도 북극권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 최초 쇄빙연구선인 아라온호.
덴마크와 노르웨이는 타국을 침략해 본 적이 없는 한국을 다이내믹하면서도 평화를 중시하는 가장 적절한 파트너로 인식, GGGI 창설에 나란히 합류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아울러 100년 가까이 장기적 평화와 복지를 누리고 있는 북유럽 순방을 통해 이것이 한국과 동북아에 주는 시사점이 무엇인지도 살펴볼 방침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극권은 우리에겐 일종의 신대륙이자 신천지다. 그래서 우리는 이를 ‘New North (새로운 북방)’이라 부르고 있다”면서 “그런 관점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그린란드-노르웨이 오슬로로 이어지는 동선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장기적 관점, 다음 세대까지 염두에 둔 지속가능한 관점에서 새로운 북방정책을 차분하고도 치밀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순방이 그 시작으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지평(New Horizon)이 이를 통해 열리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권병창 기자/자료-사진=청와대 제공>

 

저작권자 © 대한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