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서울 충정로 구세군아트홀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 제18대 대선 출마와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철수산악회 제공>


제18대 대통령선거를 3개월여 앞둔 가운데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 본격적인 대선 출사표를 공식 선언했다.

안 원장은 19일 오후 3시 서울 충정로 구세군빌딩 내 구세군아트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7월19일 '안철수의 생각' 출판기념식 후 각종 행보를 통해 유권자들을 만나 의견을 수렴한 과정을 설명하면서 대선 출마의지를 천명했다.

흰 바탕에 검은색 글씨로 '국민이 선택하는 새로운 변화가 시작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배경으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서 안 원장은 '프롬프트'를 이용해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안철수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
안 원장은 "지금까지 국민들은 저를 통해 정치쇄신에 대한 열망을 표현해 주셨다"고 전제한 뒤 "저는 이제 이번 18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함으로써 그 열망을 실천해내는 사람이 되려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선거과정에서 어떤 어려움과 유혹이 있더라도 흑색선전과 같은 낡은 정치는 하지 않겠다"며 네거티브 선거 근절을 위한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의 3자 회동을 제안했다.

뒤이어 "선거과정에서 부당하고 저급한 흑색선전과 이전투구를 계속하면, 서로를 증오하고 지지자들을 분열시키며, 나아가서는 국민을 분열시킨다"고 피력했다.
 
그는 "그렇게 선거가 끝나고 나면 선거에서 이겨도 국민의 절반 밖에 마음을 얻지 못한다. 저부터 선거과정에서의 쇄신을 약속드리겠다"고 '페어플레이'를 선언했다.

안 원장은 이날 구체적인 정책 구상이나 비전 보다는 기본적인 방향만을 제시하는데 만족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정치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강하게 어필했다.

그는 "정치경험뿐 아니라 조직도 없고 세력도 없지만 그만큼 빚진 것도 없다"면서 "조직과 세력 대신 나라를 위해 애쓰시는 모든 분들과 함께 나가겠다. 빚진 게 없는 대신 공직을 전리품으로 배분하는 일만큼은 결코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회견문 낭독 이후 이어진 '질의 응답' 순서에서 안 원장은 '융합적 사고'와 '디지털 마인드'를 강조했다.

그는 "융합적 사고라는 것은 전문성을 갖고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먼저 중심에 두고 이것을 풀기 위해 어떠한 방법론, 어떤 정부부처 사람들이 필요한가를 접근하는 방법"이라며 "필수적으로 수평적 리더십과 디지털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당 창당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민주주의 체제에서 정당정치의 중요성은 정말 중요하다"면서도 "문제는 국민의 기대에 부흥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개혁, 국민들이 동의해야 한다는 원칙을 유지하며 열심히 선거운동을 하면 양 정당도 제대로 된 개혁을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어 "이 시간 부로 대학원장직, 안랩 이사직을 사임할 생각"이라며 공직 및 안랩 이사직 사퇴의사를 분명히 전했다.

이로써 이번 대선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안 원장간 3자 대결'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특히 안 원장과 문 후보간 야권후보 단일화 성사 여부가 이번 대선 판세를 뒤흔들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문 후보는 안 원장과의 단일화 필요성을 거듭 강조해 왔다. 지난 16일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직후 수락연설을 통해 '책임총리제' 공약을 내놓자 정치권에서는 안 원장과의 단일화를 염두에 둔 제안이라는 분석이 쏟아졌다.

하지만 안 원장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후보 단일화 논의에 앞서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 및 '국민들의 동의'라는 두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밝혀 아직은 이견의 폭을 좁히지 못했다.

한편, 기자회견에는 그동안 안 원장의 측근으로 분류된 조광희,금태섭, 강인철 변호사를 비롯, 정연순 변호사, 하승창 전 경실련 사무총장, 김민전 경희대 교수, 김호기 연세대 교수, 정지훈 명지병원장, 김형기 경북대 교수, 이헌재 전 부총리, 소설가 조정래씨, 사업가 김용상씨 등이 참석했다.
<대선 특별취재팀/사진=철수산악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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