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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즈넉하고 목가적인 名園 '운보의 집'

살아생전 운보의 초가을 예술혼 물씬

운보 김기창은 청각장애를 극복하고 한국화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한국 미술계의 거목으로 일컫는다.

작품 활동 초기 우리 회화에 짙게 배어있던 일본식 화풍을 벗어나 운보는 독자적인 화풍을 추구했다.
인생말년 무위자연의 순수를 표방한 '바보산수'의 반전을 통해 '한국의 피카소'로 까지 극찬을 받았던 '국민화가'이다.

운보는 1914년 서울 종로구 운니동에서 출생했다. 8세때 보통학교 입학 첫 날 장티푸스에 걸려 고열로 인한 후천성 청각장애인에 몸살을 앓았다.

   
 
세상과 소통할 수 없는 답답함에 그림을 끄적이던 아들을 지켜본 어머니 한윤명 여사의 권유로 17세에 이당 김은호화백 문하에서 미술수업을 시작했다.

운보의 어머니는 38살의 나이로 세상을 떴지만 운보가 화가의 길로 들어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래선지 운보는 말년에 ‘운보의 집’을 어머니의 묘소가 있는 청원군 내수면 형동리에 지었다.

전국의 명당을 마다하고 이곳을 거처로 선택한 것은 자연경관이 빼어나기도 했지만,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운보의 삶과 예술에는 어머니 외에 또 한 명의 여자가 있었다. 당시 촉망받던 여성화가 우향 박래현이다.

박 화백과의 결혼은 운보의 삶과 예술에 큰 분수령이 된다.
김기창과 박래현은 1947년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함께 전시회를 개최했던 화가 부부이다.

이들은 30년의 결혼생활 동안 17번의 전시회를 개최했던 화가부부로 손꼽혔다.

박래현은 부유한 가정에서 자라 일본 유학을 한 엘리트 여성으로 가난하고 청각장애가 있었던 운보와의 결혼생활은 녹록하지 않았지만 두 사람은 서로 경쟁하며 예술세계를 키워나갔다.

화업의 동반자이자 인생의 반려자였던 아내는 1976년 먼저 타계했다. 운보는 극심한 상실감에 빠졌다.

   
 

또한 사별의 아픔속에서 한국농아복지회를 설립하고, 운보의 집을 조성했다. 1979년 착공한 운보의 집은 1984년 마침내 그 빛을 보았다.

운보의 집 곳곳에는 어머니와 아내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난다.

지난 2001년 88세의 나이로 운보는 타계했지만, 우리는 그의 자취를 일상 속에 품으며 살고 있다. 1만원짜리 지폐에 새겨진 세종대왕 영정이 바로 운보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운보는 현재 운보의 집 바로 옆 동산에 아내와 합장돼 영면해 있다.

‘운보의 집’은 대지면적 약 3만여 평에 고 운보 김기창 화백이 생전에 기거하던 전통한옥을 중심으로 미술관과 분재공원, 수석공원, 조각공원으로 조성돼 있다.

청원군 내수읍 형동리는 운보 화백 어머니의 고향으로 운보 화백이 1976년 부인 고 우향 박래현 화백과 사별 후 7년에 걸쳐 한옥을 지은 뒤 이곳에서 기거하며 작품 활동을 한 곳이다.

‘운보의 집’은 한국의 100대 정원 중 한 곳이며, 우리 전통양식인 한옥으로 안채와 행랑채, 정자와 돌담, 연못의 비단잉어가 잘 조화돼 한 폭의 수목화를 연상케 한다.

자연을 배경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 동선은 운보 화백의 숨결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듯하다.
부채살로 퍼지는 처마와 대문 위에 나 있는 창살, 문을 잇는 돌계단, 부드러운 곡선이 흐르는 지붕은 한옥이 지닌 멋스러움을 한껏 감상할 수 있다.

운보 화백이 낮잠을 즐겼다는 정자와 그림을 그렸던 작업실은 눈길이 한 번 더 간다.

   
아름다운 고풍의 정원
개인 미술관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운보미술관’도 최근 전면 개.보수했다.

미술관에는 한국 근대미술사의 거목인 운보 화백의 독창적인 예술세계와 전 생애에 걸친 주옥같은 100여 점의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운보 화백의 손길이 화폭에서 막 떠난 듯한 미술관 그림들은 역동적이며 열정적이다.
운보 화백의 대담한 화풍은 자유롭고 활달한 필력으로 구상과 추상의 전 영역을 넘나들며 작가적 역량을 구사했음을 보여준다.

가족관에는 부인 박래현 화백의 작품도 전시해 부부의 예술적 교감을 느낄 수 있으며, 북한에 동생 김기만 화백의 작품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안채 마당을 비롯 '운보의 집' 곳곳에는 세계 최대의 명품 분재들이 전시돼 있어 분재예술의 진수를 감상할 수 있다.

엄선된 분재들은 한옥과 정원, 돌담장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고 있다. 분재 기술과 저변 확대로 인해 현재 한국 분재예술의 위상은 세계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

‘운보의 집’의 또 다른 볼거리는 수석공원이다.

잔디정원에서는 국보급 야외 자연석들이 분재들과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어 관람객들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조각공원에는 저명 작가들의 다양한 조각 작품을 전시 예술인과 예술의 조화로 아름다움을 연출해주고 있다.

영국의 시인 키츠는'아름다운 것은 영원한 기쁨'이라고 했다.

명작과 명원이 어우러진 '운보의 집'이야말로 진정 영원한 기쁨인 동시에 우리의 긍지이고 재산이다.

관람안내 문의는 (043)213-0570, 관람시간 09:30~17:30, 휴관일 연중무휴, 관람료 성인4,000/어린이2,000.
<청주=배상길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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