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넓이에 해당하는 소나무 숲은 중형 승용차 3대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빨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30년생 소나무 10그루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자동차가 배출하는 양만큼의 이산화탄소(CO₂)를 빨아들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의 산림부문 국가 온실가스 흡수·배출 산정기관인 산림청은 숲의 탄소흡수량을 계량할 공식 지표인 주요 산림수종의 표준 탄소흡수량을 전격 발표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전국 3212곳의 숲을 조사한 뒤 기후변화협약이 지정한 국제표준방법에 따라 작성한 이 지표는 소나무, 잣나무, 상수리나무 등 우리나라 산림을 이루는 8개 주요 수종의 나무 나이에 따른 연간 단위면적당 CO₂흡수량과 1그루당 수량, 배출된 CO₂1톤을 상쇄하기 위해 심어야 할 나무 수 등에 대한 국가 표준을 담고 있다.
숲의 탄소흡수량에서 배출량을 뺀 나머지 탄소가 나무에 고정돼 생장에 이용되는 데 착안한 이 지표를 적용하면 숲 1ha(100m×100m)는 매년 10.8t의 CO₂를 흡수한다.
따라서 축구장 크기(105m×68m, 0.68ha)의 30년생 소나무 숲은 매년 1만 5000km를 주행하는 승용차 3대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셈이다.
또, 30년생 소나무 10 그루는 승용차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갈 때 배출되는 양만큼의 CO₂를 빨아들인다.
이 지표를 적용하면 승용차 1대가 1년 동안 배출한 온실가스를 상쇄하려면 어린 소나무 17그루를 심어야 한다.
승용차 사용 빈도를 10% 줄인다면 매년 소나무 1.7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본다는 얘기다.
산림청은 온실가스 감축효과를 나무에 비유해 알기 쉽게 만든 이 지표가 국민의 온실가스 감축활동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길본 국립산림과학원장은 “이 지표에 따르면 30~40년생 소나무, 잣나무, 낙엽송, 참나무 등으로 이뤄진 대부분의 우리 숲은 탄소저감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구 원장은 “나이가 들면서 생장이 둔화된 숲은 탄소저감기능이 줄어들기 때문에 조림-숲가꾸기-벌채로 이어지는 목재생산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것이 오래 된 숲을 그대로 두는 것보다 탄소저감에 더 많이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구열 기자/사진=산림청 제공>
- 기자명 대한일보
- 입력 2012.11.1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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