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올바른 역사직시해 책임지는 자세를"
1일 오전 10시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

박근혜 대통령은 1일 "일본이 우리와 동반자가 돼 21세기 동아시아 시대를 함께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과거 역사를 올바르게 직시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94주년 3.1절 기념식 기념사를 통해 "그럴 때 비로소 양국 간에 굳건한 신뢰가 쌓일 수 있고, 진정한 화해와 협력도 가능해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행사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거행되는 첫 국경일 행사로서, 독립 관련 단체를 비롯 3부 요인 및 국가 주요인사, 주한외교단, 독립유공자 및 유족, 사회 각계 대표, 청소년 등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검소하게 개최됐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 없음
3.1절 기념식은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독립선언서 낭독, 독립유공자 포상, 대통령의 기념사, 3.1절노래 제창, 만세삼창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포상은 정부가 국 내외 사료 등을 통해 이번에 새롭게 확인된 독립유공자 75인 중 5인에 대해 친수했다.

즉, 4인은 고인이므로 유족들에게 전달됐다.

67명의 유족 확인후 전달

이번 행사의 특징 중 하나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기 위해, 대표적 다문화 가수인 인순이씨와 함께 야식 배달부에서 역경을 이겨내고 희망 배달부로 변신한 성악가 김승일 씨가 애국가를 선도했다.

주요 관련행사로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서대문형무소 역사관(독립문)에서 3.1독립만세운동 재현, 마임 공연, 추모글 이벤트 등의 체험행사가 국가보훈처와 서대문구도시관리공단 공동 주관으로 열렸다.

1일 오전 11시에는 천안의 독립기념관에서는 3.1운동 정신계승 재현행사와 독립기념관과 나라사랑국민운동본부가 함께 주관하는 '나라사랑 한마음 걷기대회'가 개최됐다.

또한, 행정안전부는 3.1절을 기념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전 국민 나라사랑 태극기 달기운동'을 전개했다.
각급 지방자치단체로 하여금 전일부터 3.1절 당일까지 전국 주요 가로변에 가로기를 게양했다.

각급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자체 기념식을 비롯한 주민 참여 중심의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실시함으로써 온 국민들과 함께 3.1절의 의미를 되새기는 기회가 되도록 했다.

게다가 관계 부처와 협의해 3.1절 당일 국립과학관(서울 과천 대전)을 비롯해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을 전 국민들에게 무료로 개방했다.<권병창 기자>

<제94주년 3.1절 기념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700만 해외동포와 북녘 동포,
그리고 독립유공자와 내외귀빈 여러분,

오늘 우리는 뜻 깊은 제94주년 3·1절을 맞이하였습니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고난의 가시밭길을 헤쳐오신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에 오늘날 대한민국이 설 수 있었습니다.

순국선열과 독립유공자, 그리고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 저는 대한민국의 제18대 대통령으로서, 선열들이 남겨주신 고귀한 뜻을 이어받아 희망의 새 시대를 열어나갈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3·1운동은 식민지라는 척박한 토양에 우리 스스로 자주 독립의 기초를 만든 자랑스런 역사입니다.

그것이 임시정부 수립과 독립운동으로 전개되었고, 마침내 조국의 광복과 대한민국 건국이라는 귀중한 열매를 맺게 되었습니다.

1919년 오늘,
우리 2천만 동포는 빈부도, 지역도 따로 없었습니다.
오직 뜨거운 애국심과 조국의 독립을 향한 열망으로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대한민국도 안팎의 숱한 도전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온 국민이 하나로 뭉쳐 한강의 기적이라는 신화를 이룩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산업화와 민주화의 꿈을 동시에 이루었습니다.

이것을 이뤄 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위대한 국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 국민들과 함께, 제가 취임사에서 밝힌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문화융성으로 희망의 새 시대를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94년 전, 우리 선열들은 '독립선언문'에서 ‘자자손손 완전한 경사와 행복을 길이 누리기’위해 자주독립이 필요하다고 역설하였습니다.

그렇게 우리의 선열들이 간절하게 열망했던 국민 행복의 새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우리를 둘러싼 안팎의 도전들을 지혜롭게 극복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 경제가 양적으로는 성장했지만 국민 개개인의 행복으로는 연결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창조경제를 통해 새로운 시장과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국민 개개인의 행복이 국력의 토대가 되도록 만들 것입니다.

또 복지에 사각지대가 많아서 노후가 불안하고, 기초적인 삶조차 불안을 느끼는 국민들이 많습니다.
새 정부는 맞춤형 복지시스템을 구축해서 국민 누구나 기본적인 삶은 안정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우리는 5천년의 빛나는 전통문화를 갖고 있습니다.
문화는 전 세계인들과 함께 공유하고 교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저는 문화융성을 통해 국민행복과 한반도 평화통일,그리고 행복한 지구촌을 만드는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우리 민족의 얼과 정신을 되살려서 국민 누구나 삶 속에서 문화의 향기를 누릴 수 있고, 문화를 통해 국민이 하나가 되고 세계인이 함께 할 수 있는 문화 융성시대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역사는 자기성찰의 거울이자, 희망의 미래를 여는 열쇠입니다.

한국과 일본, 양국 간의 역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역사에 대한 정직한 성찰이 이루어질 때, 공동 번영의 미래도 함께 열어갈 수 있습니다.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역사적 입장은 천년의 역사가 흘러도 변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일본이 우리와 동반자가 되어 21세기 동아시아 시대를 함께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역사를 올바르게 직시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그럴 때 비로소 양국 간에 굳건한 신뢰가 쌓일 수 있고, 진정한 화해와 협력도 가능해질 것입니다.

양국의 미래 세대에까지, 과거사의 무거운 짐을 지워서는 안 됩니다. 우리 세대 정치지도자들의 결단과 용기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한국과 일본이 아픈 과거를 하루빨리 치유하고, 공영의 미래로 함께 나갈 수 있도록, 일본 정부는 적극적인 변화와 책임있는 행동을 해야 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민족의 공존과 공영은 조국독립의 기치를 높이 들었던 선열들이 3.1운동을 통해 우리에게 남겨준 고귀한 정신이자 유산입니다.

그동안 우리 대한민국은 6·25 전쟁을 비롯한 북한의 수많은 군사적 도발에도 불구하고, 남북 화해와 평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 왔습니다.

저는 확고한 안보를 바탕으로 한반도에 신뢰를 쌓아서 행복한 통일의 기반을 조성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합니다.
북한은 핵 개발과 도발로는 아무 것도 얻을 수 없고,고립과 고통만 커진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도발을 중지할 때에만,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이 될 수 있고,남북한 공동 발전의 길이 열릴 것입니다.
또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도 제대로 진행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북한의 도발에는 더욱 강력하게 대응하되,북한이 올바른 선택으로 변화의 길을 걷고자 한다면 더욱 유연하게 접근할 것입니다.

북한도 그 동안의 남북 합의와 국제적 합의를 존중하고,서로를 인정하는 신뢰의 길로 나오기 바랍니다.
그래서 하루 속히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고,한반도 행복시대를 함께 열어갈 것을 촉구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은 우리 선조들이 피와 땀으로 이룩해 온 소중한 국가입니다.
우리는 반드시 순국선열들의 뜻에 어긋나지 않도록 대한민국을 선진대열에 올려놔야 합니다.


저는 대한민국이 대내외 도전과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행복한 국민, 행복한 한반도를 이룩하고,
지구촌 행복시대를 여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저의 모든 것을 바쳐 노력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선열들의 정신을 되새겨, 작은 차이는 뛰어 넘어 공동체를 위한 대승적인 양보와 나눔의 대열에 동참해 주시고, 대립과 분열의 현장에 상생과 화합의 길이 열릴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국민 모두가 행복한 희망의 새 시대를 함께 만들어 나갑시다.
감사합니다.

                                                          2013년 3월1일
                                                          대통령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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