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규 환경부 장관>
6월 5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환경의 날’이다.
우리도 1996년부터 이날을 법정기념일인 ‘환경의 날’로 제정해 매년 그 의미를 되새기고 있으며 올해로 18번째 생일을 맞는다.

환경의 달인 매년 6월은 환경의 중요성과 그 보전을 위한 우리 자화상을 돌아보며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는 시기로 삼아왔다.

필자는 시간만 나면 집 뒤에 있는 대모산을 오르곤 한다. 신록으로 울창한 숲을 걷고 나면 기분이 한결 상쾌해진다.

이름 모를 예쁜 꽃을 마주치거나, 요즘 한창인 아카시나무 꽃향기를 맡노라면 세상사 시름 다 잊고 나도 모르게 미소를 자아내게 된다.

이렇듯 잘 보전된 생태계를 접하면서 자연의 혜택을 누리는 삶이 진정 복된 삶이고 참된 행복일 것이다.

환경복지의 가치는 국민소득 몇 만 달러라는 수치로는 감히 담아낼 수 없는 희열과 경외감을 우리에게 선사해준다.

필자는 주위 사람들에게 고품위 환경복지는 자연만이 선사할 수 있는 기쁨이고 국민행복의 종결자일 것이라고 설파하곤 한다.

사회적 약자들의 생존을 지원하는 사회안전망에서 나아가 자연과 교감하는 삶을 향유할 수 있는 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환경의 날을 맞아 국민이 행복한 희망의 새 시대로 나아가는 환경복지국가 비전을 선포하고 국민과 함께 큰 걸음을 내딛는 전기로 삼고자 한다.

안전한 환경, 쾌적한 환경, 생태계가 잘 균형을 이루고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환경에서 환경복지국가의 꽃을 피울 수 있도록 길을 닦아나가는 것이다.

화학 사고나 생활 속 유해물질로 인한 위협에서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안전한 생활환경, 먹는 물 등 농어촌 환경서비스를 도시 수준으로 높이고, 도심의 버려진 땅을 풀벌레 소리 나는 생태공간으로 바꾸어 도시민들에게 돌려주는 사회, 새로운 환경기술이 신산업으로 꽃을 피워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선순환의 창조경제.

이러한 모습이 우리가 이루고 싶은 환경의 공통분모일 것이다.

희망이 있으면 이를 이루는 길 또한 있게 마련이다.
인과관계가 그물망처럼 얽혀 있는 환경 문제는 일방통행식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

이해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상대에 대한 배려와 존중 속에 지혜와 의지를 합쳐야 한다.

미래 세대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 갑론을박으로 국력을 낭비하는 안타까운 사례들도 아직 여전하다.
한 번 잘못 쓰면 복원이 불가능한 유한한 환경자원을 현 세대가 이기적으로 이용하려는 자세에서 빚어지는 갈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말 못하는 동식물, 태어나지 않은 미래 세대를 배려하며 자연이 선사하는 환경복지가 지속 가능하게 하는 환경협치(協治)를 실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새로운 움직임들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
보전 중심인 환경부와 개발 중심인 부처들 간에 융합행정위원회를 꾸려 상생의 방정식을 풀어가고 있다.

시민사회와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협치하자고 뜻을 모아가고 있다.

서로 공통분모를 찾아 정부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 정부보다는 시민사회가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은 적극적으로 협조를 구할 것이다.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환경을 대하는 우리 모습을 마음속 거울에 비춰봤으면 한다.
작은 실천이 모여 습관이 되고, 습관이 바뀐 사람들이 많아지면 우리 사회 미래도 새롭게 열린다.

미래를 바꾸어 내는 주인공은 바로 나 자신이라는 깨달음으로, 여러 사람이 뜻을 모아 간다면 환경복지국가는 머지않을 것이다.

혼자 가면 새 길이 만들어지지 않지만, 여럿이 이어가면 새 길이 만들어진다.

국민과 정부가 손잡고 우리 세대에서 환경복지국가의 씨앗을 뿌려 싹을 틔우면 미래 세대들이 꿈을 마음껏 실현하는 가운데 더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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