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 원종숙(전교장선생님)>
고즈넉한 크로아티아와 목가적인 슬로베니아를 아루르는 '유럽의 화약고' 발칸반도를 둘러본 초유기를 지상으로 엮어본다.

올곧은 '師道의 길'을 떠나 평소 찾아보고 싶었던 유럽의 오아시스 발칸반도 여행을 미니 보고서로 기록, 현지의 광경을 파노라마로 재조명해 본다.
<편집자 주>

발칸 여행기를 감상하며
 
화약내 가신 발칸의 언덕에서
평화와 여유를 낚은 10 노익장들이여!

"교육사랑 광우" 그 이름으로
대한족 훈장들의 꼿꼿함과
인류를 홍익하는 사랑의 향기를
발칸의 광야에 뿌리도다!
 
여행은 일상에서 접어둔
최우선을 생각하는 시간!
나와 다름을 통하여
나와 같음을 발견하는 것!
화이부동(和而不同)
구동존이(求同尊異)를 확인하도다!
 
화려하지 않지만 투박한 멋,
발칸의 의미심장한 용모,
지중해성 기후,
아드리아해의 진주,
불에 구운 케밥의 유혹,
삼천송이로 받아낸 장미오일 한 방울,

불가리아 특유의 요구르트 향
체리의 새콤한 맛,
그 중
가장 잊을 수 없는 건
사진 속 한 여인의
어찌할 수 없는 자태!--------------------<지인의 글>

여행은 일상생활에서 접어두었던 최우선을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 나와 다름을 통하여 나와 같음을 발견하는 것이라고 한다.<'걸어서 세계 속으로'중>

7박9일(20013.4/16-24) '교육사랑 광우회'팀과 발칸반도 루마니아, 불가리아, 구유고연방 6국 중 4국(세르비아,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여행 다녀왔어요.

<루마니아 부카레스트, 구 공산당본부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저는 2년간 강행군해온 그림 탓인지 1월부터 갑자기 아픈 허리와 손목, 발목을 위해 열심히 양한방 치료 덕분인지 여행 중 컨디션 괜찮았어요. 잠도 잘 자고요.

루프트한자 비행기를 처음 타보았요. 갈 때 11시간 비행 중 준비한 발칸반도 자료를 훑어보고, 들리지도 않는 영어버전의 영화 ‘레미제라블’과 ‘안나까레리나’를 반복하여 보면서 주로 음악을 들었지요.

올 때는 비행기에서 저녁식사하고 아침식사 전까지 내쳐 자고나서 시차적응의 불편함도 없었고요. 옆좌석 독일인 부부의 아기 사랑에 제 마음까지 몽땅 뺏겨버렸었어요.

짐이 많았지요. 전기 황토팩에 이어쓰는 전선에, 1회용 핫팩에, 목베개(등산용, 바람 넣어 사용, 허리 목에 받히면 만병통치), 여름옷부터 겨울옷까지요. 비옷에 우산에 약봉지에. 짐 많다고 남편에게 지청구 많이 많이 듣고 메모, 사진 때문에 또또...

발칸반도는 '유럽의 화약고'인지라 전쟁사를 더듬고, ‘아드리아해의 보석’을 실감하며 19세기-20세기초 그림과 같은 유적지와 풍경을 보았어요.

봄의 흰꽃 핀 체리 나뭇가지, 야산과 들판에 핀 노란 금작화는 산들바람 사이로 유난히도 자외선 강한 태양아래 발칸반도의 풍경이 지금도 눈에 선하네요.

탄환 흔적 건물을 보며 발칸반도 사람들은 그 수많은 전쟁을 어떻게 견뎌왔으며, 사회주의에서 민주주의로 20세기에 개방한 발칸반도의 사람사는 모습은 그야말로 ‘호기심 천국’이었지요.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두브로브닉을 관광하기 위해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 네움에서 크로아티아 드브로브닉으로, 다시 크로아티아 드브로브닉에서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 네움으로 국경을 넘나드는 것이었지요.

지도를 봐도 이해가 안 갔어요.
참, 크로아티아가 두브로브닉을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에 넘기지 않은 이유가 ... 메주고리예는 성지순례였어요.

20여일 전 남편의 큰 수술로 메주고리예 촛불 봉헌까지 생각날 정도로 가슴 졸였어요.
그저 무사무탈한 노년으로 여행을 몇 번 더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기도했지요. 덕분 ‘암으로 가기 직전’으로 진단이 나와 메주고리예의 성지순례에 감사드렸어요.

여행 당시에는 체리나무가 국경을 넘나들어도 활짝 흰꽃을 피웠어요. 그곳 마켙에는 말린 체리가 있을 뿐이었지요.
얼마 전부터 시장에 가보니 빨간 체리열매가 있어 어찌나 반가운지. 아, 달콤새콤한 그 맛!

준비하신 여행자료로 열심히 안내해주는 가이드, 유유재과장님 덕분으로 일주간 발칸반도에 몰입할 수 있었어요.
특히 버스 장시간 이동시 유과장님의 유럽문화사 강의는 오늘에 있기까지 그 뿌리까지 찾아가며 이해하기 쉽게 모든 자료를 총동원하여 안내해주셨지요.

다양한 자료(세계여행, 공연실황 DVD, CD음악, 지도, 물티슈, 화장품등)도 대단하셨지요.

 
여행 떠나기 한 달 전부터 나라이름인지 도시이름인지 조차 몰라 나 나름대로 정리한 자료지참한데다, 유유재과장님의 안내로 '유럽의 화약고', 아드리아의 진주‘ 발칸반도가 머리에 쏙쏙 잘 들어오고 도시 이름 발음도 부드러워졌지요.

일상생활을 싸악 잊어버리고 지구 다른 곳의 생활과 문화를 접하면서, 일상생활에서 접어두었던 최우선을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 나와 다름을 통하여 나와 같음을 발견하였지요.

여행은 떠나기 한 달 전, 여행 후 정리 서너 달로 6개월은 다녀온 여행지에 푹 빠져있지요. 회원 중 한 분은 나라별, 주제별로 동영상을 만들어주시지요.
시간이 흐른 후 이 동영상 보는 재미 그 또한 쏠쏠하지요. 제 자료가 그 동영상 제작에 보탬을 줄 수도 있고요.

뉴질랜드로 이민간 제 여동생은 메주고리예 소식을 주니 대단히 좋아하였지요. 메주고리예 성현발현지에 대해 더 알고 싶어지네요.

여행 일행 중 언제든지 멋진 사진 촬영해주신 ‘젠틀맨’께서 기꺼이 추천해주신 슬로베니아 민속음악과 비행 중에 들었던 레미제라블, 안나카레리나 영화음악을 들으며, 회장님께서 촬영한 사진을 액자에 끼워 한 곳에 고즈녁히 있는 발칸반도 추억을 바라보면 하루 시작 기분이 업업업되고 있지요.

'교육사랑 광우회'팀과 다음 여행을 또 꿈꾸어 봅니다. 회원님! 모두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유럽의 화약고' 발칸반도 초유기는 계속됩니다>

<프로필>
중등학교 미술교사/경기도파주교육청 장학사/부천북여중 교감
교육인적자원부 교육과정심의회 위원
고리울청소년문화의집 운영위원
경기도교육청 학교도서관 활성화 사업평가 평가위원
성곡중학교 교장/광문중학교 교장 퇴임

Tip/‘교육사랑 광우회' 현재 부부 5팀

제 해외여행은 2000년도(그러니까 제 나이 50살 넘어서네요.)부터 다녔어요. 물론 한국 여행도 했지요. 여성은 절대 음식준비에 관여 안 시켜 아침 산책 나갔다 오면 남성들이 식사준비를 다 해놓으셨지요. 커피까지 한 잔씩 주시고요. 설거지도 여성은 시키지 않았어요.

그 시절에는 회원집에서 음식 장만했었지요. 식사하고 남성들은 그림공부하고 여성들은 이불 깔고 누워 도론도론 얘기하고 Best TV 드라마도 보고요. 저 같은 경우는 냅다 자고 오는 거예요. 피곤을 싹 풀고 오는 것이지요. 그러니 이 모임이 얼마나 마음 편한지 아시겠지요?

어느 날 한 회원 사모님이 우리도 환갑 넘었으니 일하기 어려워 식사는 나가서 먹고, 후식은 집에서 먹자고 제안하셨지요. 그 당시 이 제안은 혁명이었어요. 요즘은 정기모임 3달에 한 번 갖고 남성들은 비정기 모임으로 한 달에 한 번 회원집에서 만나요.

회비에서 후식값도 주시네요. 회장님께서 원주로 이사를 가셔서 기차 타고 원주로 여행도 가지요. 우리 회원 다 함께 여행하기 위해 모두 건강해야 하지요. 한 분만 아프시더라도... (100세 장수비결 : 일어나자마자 맨손체조, 호기심천국, 소식과 채식 : 익힌 채소)>
<정리=유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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