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깐 저 우 국가기획경제개발부 장관이 최근 합의의사록에 서명한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제1차 한-미얀마 경제협력 공동위원회
기재부,"미얀마판 KDI, 'MDI' 설립 지원" 

정부가 1970~80년대 한국의 고도성장을 일으켰던 '새마을 운동'을 미얀마에 전수해 '양곤강의 기적'이 재현될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양곤강 남북을 잇는 '우정의 다리'를 건설하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을 본 딴 미얀마개발연구원(MDI)의 설립도 지원하기로 했다.

우리 기업의 미얀마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는 한편, 농촌개발과 인프라 에너지 자원 분야를 넘어 방송통신 IT 등 유망 분야까지 '경제 한류'를 전파하기로 했다.

한국과 미얀마는 19일(현지시간) 미얀마의 수도 네피도에서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깐 저우 국가기획경제개발부 장관 등 양국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제1차 한-미얀마 경제협력 공동위원회'를 열어 이같이 합의했다.

정부는 우선 '신개념 새마을 운동'을 미얀마에 전수하기로 했다.

이는 농촌개발에 필요한 가공공장과 정미소, 병원, 학교, 도로, 교량 등 포괄적 인프라를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등을 활용해 패키지 형태로 일괄 지원하는 방식이다.

1~2개 시범지역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지원을 벌여 미얀마가 단기간에 성과를 직접 체험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또 관련 산업에 한국 기업의 진출도 유도키로 했다.

KDI를 벤치마킹한 MDI의 설립도 추진한다. 올해 경제발전경험 공유사업(KSP)으로 MDI의 기능과 방향 등 기본 청사진을 설계하고, 청사 건물과 기자재 등 후속 지원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을 통해 제공할 계획이다.

정부는 또 EDCF 차관을 활용해 양곤강에 차량 통행이 가능한 현지 최초의 교각인 '한-미얀마 우정의 다리'를 건설하기로 했다.

이 사업을 통해 교통 인프라 구축 및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한편, 미얀마 국민들에게 한국의 긍정적 이미지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우정의 다리' 남단 달라(Dala) 지역에는 '한국기업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산업단지에는 배전 배수 도로 등 기반시설을 확충하고, 입주하는 한국 기업에게는 각종 행정.금융 지원을 제공키로 했다.

양국 간 철도 협력 양해각서(MOU)와 국토발전 분야 협력 MOU를 조기에 맺어 미얀마의 철도, 항만 사업 등 대규모 현지 국책사업 관련 정보를 한국이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양곤 등 남부 산업중심지에 500KV 전력을 공급하는 '송전망 구축사업'을 지원하는 동시에, 한따와디 신공항 프로젝트를 한국 기업들이 수주할 수 있도록 미얀마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지와 협조도 요청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한국 기업의 미얀마 진출을 위한 제도적 기반 확보 차원에서 양국 간 투자보장협정도 빠르게 체결하기로 했다.
투자보장협정은 송금과 환전을 보장하고 손실보상과 분쟁 때의 중재방안을 담고 있다.

미얀마 증권거래소 설립에 기술적 지원과 인프라를 제공하고 금융 협력 MOU도 조속히 체결한다.
양곤 시내에는 '한-미얀마 비즈니스 센터'를 건립해 인력 교류 및 기술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밖에 미얀마의 차기 유망산업이라 불리는 에너지ㆍ자원, 방송통신 IT, 교육, 환경 분야의 협력도 강화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해 나가기로 했다.

미얀마의 풍부한 광물자원과 우리의 자본.기술을 결합한 △광물탐사.개발 △산업기술대학 설립 △디지털 TV 전환 추진 △환경.상수도 사업 등에서도 협력을 강화한다.

기재부 통상조정과의 관계자는 "공동위원회의 출범은 양국 경제관계가 질적.양적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역사적인 사건"이라며 "이날 논의된 의제들이 구체적인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분야별로 실무협의 채널을 구축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맹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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