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주간 이완우>국내 기업들의 해외 공장 신·증설이 잇따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릅이 노조의 파업l에 대비 차라리 해외현지에 새로운 공장을 건설추진 중 이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국내 성장 동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어 우리 경제가 활로를 잃을 것으로 우려된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부품 계열사 현대다이모스는 최근 미국 조지아주에 3500만 달러(약 390억원)를 들여 부품 공장을 짓기로 조지아주와 합의했다.

이 공장이 완공되면 현지 근로자 350명이 채용될 전망이다. 동국제강은 브라질에 연산 300만t 규모의 고로제철소를 짓고 있다.

이 사업은 동국제강 30%, 포스코 20%, 세계 최대 철광석 공급사인 브라질 발레가 50% 지분으로 참여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한국가스공사와 STX에너지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우즈베키스탄에 총 사업비 39억2000만 달러에 달하는 석유화학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조지아주에 부품 공장을 짓기 위해 투자할 금액과 채용 인원이 적다고 별일 아니라는 듯이 방관할 일은 아니다.
올 들어 현대차 노조의 파업과 주말 특근.잔업 거부로 인해 2조원 이상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상태에서 해외 투자가 결정된 것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정몽구 회장이 지난달 “해외시장에 답이 있다”고 강조한 것도 노조를 향한 엄포성 발언으로만 보이지 않는다.

부품 공장 설립이 현대차그룹의 세 번째 미국 완성차 공장 건설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계 경제가 글로벌화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해외 진출을 무작정 막을 수는 없다.

이윤을 극대화하고, 지역별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업이 해외에 생산기지를 신.증설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기업들의 해외 진출 속도를 감안하면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국내 임직원은 2005년부터 2011년까지 26.5% 늘었지만 해외 임직원은 108% 증가했다.

2011년을 기점으로 해외 임직원이 국내 임직원보다 많아졌다.

같은 기간 현대차의 국내 임직원은 5% 증가한 반면 해외 임직원은 69%가량 늘었다.
수출 주도 기업들의 사정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가 악영향을 받게 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과도한 기업 규제, 파업을 일삼는 노조, 유연하지 못한 노사관계, 혁신적인 기업가 마인드 부족, 고비용 저효율 생산구조, 포화 상태인 국내 시장 규모 등을 들 수 있다.

반면 해외로 진출하면 현지 정부의 각종 지원, 풍부하고 저렴한 노동력, 용이한 시장 접근성 등 유리한 환경을 기대할 수 있다.

한국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무엇인지 모르는 경제 주체는 없을 것이다.
우리 경제가 공동화의 나락으로 떨어지기 전에 정부, 가계, 기업이 제 역할을 다하면서 적극 협력해야 할 때다.


 

저작권자 © 대한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