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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일본산 수산물 방사능오염 공포 확산

[논설위원 이완우]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지상 저장탱크에서 방사능 오염수가 유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본산 공포’가 다시 찾아왔다.

오염수의 영향을 직접 받는 수산물뿐 아니라 과자 맥주 등 가공식품과 기저귀까지 일본산 기피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 영등포동 이마트 식품매장에서 일본산 과자 라면 간장 카레 등이 진열된 코너는 손님들이 찾지 않아 한산했다.

일본산 수산물은 아예 판매하지 않고 있었다.

마트를 찾은 한모(30·여)씨는 “오염수 유출 사태 이후 일본산 농수산물은 물론이고 가공식품도 꺼려진다. 안전이 입증되기 전에는 사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강남점 수산물 코너 직원은 “구매 전에 원산지부터 묻는 고객이 많다. 백화점 차원에서 일본산은 판매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10개월 된 아이를 등에 업고 서울 문래동 홈플러스 유아용품점을 찾은 주부 김모(33)씨는 “기저귀에 방사능 물질이 묻어 있을 것 같아 일본산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다”고 했다.

주부 유옥춘(54)씨는 “또래 모임에 갔더니 일본산을 절대 사용하지 말라더라”며 “며느리도 아기 기저귀를 국산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매장 직원은 “예전엔 일본산 기저귀가 잘 팔려 진열장 전체를 채웠는데 요즘은 거의 팔리지 않아서 10개 정도만 진열해 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으로 가려던 여행객들의 취소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유치원 교사 김모(34·여)씨는 추석 연휴에 남편과 일본 여행을 가려고 항공권을 예약했다가 원전 오염수 유출 보도를 보고 급히 취소했다.

여행사 관계자는 “최근 일본으로 가는 30명 단체손님이 있었는데 오염수 사고 이후 10여명이 취소했다”며 “일본 여행객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일본 방사능 괴담’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트위터 이용자들이 ‘일본 땅의 70%가 세슘에 오염됐고 절반이 고농도 방사능에 오염됐다’는 글을 반복적으로 리트윗하며 ‘방사능 이야기’는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추석을 앞두고 명태 등 일본산 수산물을 국산으로 속여 파는 행위를 집중 단속할 방침이다.
사과 배 대추 고사리 도라지 조기 병어 등 제수용 식품에 대한 유해물질 검사도 병행한다.

남해안에서 추출한 해수의 방사능 오염도 측정 결과도 예정보다 앞당겨 추석 전에 발표키로 했다.
시민단체도 시민들의 방사능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나섰다.

환경운동연합, 한살림연합, 두레생협연합 등 7개 단체로 구성된 ‘시민 방사능 감시센터’는 지난달 26일부터 방사능 오염이 의심되는 먹거리와 공산품에 대해 성분 측정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시민들이 센터에 방사능 측정을 의뢰하면 서울 면목동 녹색병원에 설치한 방사능 측정 장치 ‘감마 핵종분석기’로 오염 여부를 분석해준다.

센터 측은 “본격적인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관련 안내문이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 등에 퍼져 문의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혜정 센터 운영위원장은 “일반 국민이 느끼는 방사능 공포와 우려, 오염 확산 실태 등을 고려할 때 정부의 방사능 측정 장비와 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국민 불안감을 없애려면 측정 기구를 확충하고 정확한 정보를 숨김없이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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