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주간 이완우]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지하수 오염도가 급속도로 높아지면서 토양-해양오염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된 게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지난 7월 방사능 오염수 300t이 유출된 저장탱크의 북쪽 20m 지점 우물에서 11일 지하수를 채취해 조사한 결과 방사능 물질 트리튬(삼중수소)이 ℓ당 9만7000베크렐(㏃) 검출됐다고 밝혔다.

8일 조사의 4200㏃과 비교하면 사흘 만에 23배로 증가한 수치다.
트리튬은 자연계에도 존재하며, 생물 체내에는 축적되지 않는다.

그러나 트리튬 농도가 높아지면 세슘, 스트론튬 등 다른 위험한 방사성 물질이 확산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미 50여년이 경과된 체르노빌 원전 방사능 유출 사고 후유증이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타산지석으로 생각하는 안일한 대처는 위험한 사고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완전히 통제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쿄전력은 도쿄 주재 해외 특파원과의 설명회 등에서 일부 트리튬이 외부 바다로 유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도쿄전력이 오염수의 바다 유출 가능성에 대해 “부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는데도 일본 정부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아사히신문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본 국민들의 95%는 이를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정치인과 고위관료들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고 있다.

프랑스 언론이 최근 도쿄의 올림픽 개최지 선정을 조롱하는 만평을 싣자 일본 정부는 외교적 대응을 하겠다며 반발했다.

적반하장이 따로 없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최근 “잘못된 보도가 일본에 대해 잘못된 인상을 주고 있다”고 억지를 부렸다.

일본 정치인들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그 후폭풍인 해양 오염사태로 이웃 나라에 큰 걱정을 끼치고 있으면서도 지금까지 사과 한마디 한 적이 없다.

아베정부는 올림픽 개최를 준비하기에 앞서 방사능 오염의 확산을 막지 못한 데 대해 주변 국가들에 사과부터 해야 한다.

또한 오염실태 정보를 이웃 나라들에 신속하게 제공해야 한다. 일본 한국 인도 등 세계 최대 원전 밀집지역인 동북아 3국은 방사능 오염 확산을 막기 위한 공동대응에 나서야 할 때다.

과거 20년의 경제불황을 겪어온 일본 경제가 이제 안정되는가 하는 시점에서 원전사고가 다시 발목을 잡고있다.
이를 극복하기위해서는 나타난 문제점을 겸허비 받아드리고 대비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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