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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 안창호선생, 연세대학교 명예졸업 수여

   
 
   
 
구한말 청일전쟁에 승리한 일본에 국권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 당시, 한양(옛 서울)땅 정동교회 앞 열여덟 살의 청년이 금발의 백인 선교사(밀러)가 건네준 한 장의 전단지를 받아든다.

“여러분 주 예수그리스도를 믿으십시오! 그러면 재워주고 먹여주고 공부도 가르쳐 줍니다.”

위기에 처한 조국을 구하러 신학문을 배우기 위해 집을 나온 청년 안창호와 구세학당(救世學堂, 연세대학교의 전신)의 설립자 언더우드와의 만남은 이로부터 시작됐다.

도산 안창호(1878~1938) 선생은 우리 민족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이자 민족지도자이다.
그는 평안남도 강서 출생으로 16살이 되던 해인 1894년에 상경했으며, 1896년에는 언더우드학당(구세학당)에 들어가 기독교를 받아들였다.

도산 선생의 헌신과 이상은 이때 배운 기독교 이념과 민족개조의 이상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이후 평양지역에 교회를 설립하고, 교육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도산의 민족운동은 연세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도산의 동서 김창세는 세브란스의학교를 1916년에 졸업한 후 세브란스의전 교수로 활동한 바 있다.

백낙준, 김윤경, 조병옥, 이윤재를 비롯한 수 많은 연세인들이 흥사단 운동과 수양동우회 사건에 함께 가담했다.

일제에 항거하며 청년들에게 민족정신을 일깨우던 도산은 1937년 6월 동우회 사건으로 마침내 일본 경찰에 붙잡힌다.

감옥에 가게 되었을 때, 일본 검사에게 그는 이렇게 대답한다.

“나는 밥을 먹어도 대한의 독립을 위해, 잠을 자도 대한의 독립을 위해 해왔다. 이것은 내 목숨이 다할 때까지 변함이 없을 것이다.”

   
 
이후 그는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되어 모진 고문에 시달린다.

보석으로 풀려나왔으나 이미 고문으로 만신창이가 된 그는 결국 그토록 갈망하던 대한의 독립과 자유를 보지 못하고, 1938년 3월10일 눈을 감게 된다.

이로부터 75년....., 뼛속 깊이 사무치도록 목말라하던 자유의 땅, 조국 대한민국에서, 도산 안창호선생은 연세대학교로 부터 명예졸업증서를 받았다.

모교로부터 입학 초대장을 받은 지 117년 만의 일이다.

언더우드학당은 1886년 5월, 언더우드가 제중원의 알렌, 헤론선교사와 함께 세운 고아학교이다.

이들은 고아학교에서 한글, 영어를 비롯해 서양의 기술을 교육 받았다.

도산 안창호선생이 다닐 무렵의 학교 책임자는 밀러 선교사(한국명 민노아)이었는데, 당시 밀러 선교사의 보고서(Report of Boys School)에 안창호가 뛰어난 학생이라고 적혀 있다.

구세학당은 중학교 과정으로 한 단계 발전되었고, 이후 1915년 Chosen Christian College(초대 교장 언더우드)로 발전한다.
1917년 연희전문학교로 허가를 받았으며, 지금의 연세대학교로 거듭나게 된다.

이처럼 도산 안창호선생은 오늘날 연세대학교의 전신인 언더우드학당에서 2년 동안 수학하고 졸업했기에 연세대학교의 명예졸업생으로 선정될 만한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

도산 안창호선생이 연세의료원과 맺은 인연 또한 각별하다.
그는 제중원(세브란스병원 이전 명칭) 예배당에서 밀러 선교사의 주례로 부인 이혜련 여사와 결혼식을 가졌다.

연세대학교는 언더우드학당 재학 당시에 보여준 도산 안창호선생의 성실한 학업 자세와 명예로운 삶의 업적을 기리며, 그의 유족들이 참여한 가운데 명예졸업증서를 수여했다.

명예졸업증서 수여식은 지난 8일 오전 10시30분에 학술정보관 장기원국제회의실에서 열렸다.

도산 안창호선생의 135주년 탄신일을 하루 앞두고 도산 안창호선생에게 수여되는 명예졸업증서는 유족을 대표해 고인의 외손자인 필립 커디(Philip Ahn Cuddy)가 받았다.

이 자리에서는 고령(98세)인 탓에 장거리 비행이 어려웠던 도산 안창호선생의 딸 Susan Ahn Cuddy 선생이 동영상을 통해 답사를 했다.

한편, 박물관에서는 명예졸업증서 수여를 계기로 ‘기념전시 도산 안창호와 연세’를 마련하고 내년 1월4일까지 박물관 1층 전시실에서 전시할 예정이다.

박물관에는 사진 및 편지와 판결문 등 기록물 100여 점이 전시된다.
흥사단(올해 100주년)에 입회한 연세인의 입회원서(이력서- 백낙준), 동우회 사건으로 구속된 연전 교수의 수형부, 사직서도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도산 안창호선생이 사용했던 태극기(부인 이혜련여사 제작)는 3일 동안만(11월 8일~10일) 관람이 가능하다.
<권병창 기자/자료=연세대학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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