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전 먼저 탈북한 가족를 찾는다’는 민원을 접수한 한 경찰이 끈질긴 추적 끝에 극적인 상봉을 이뤄 화제가 되고 있다.

탈북자 전 모(42)씨는 2008년 생활고 등의 이유로 북한 사회에 희망이 없자, 중국 정착을 목적으로 북한을 탈출한다.
 
그는 중국TV에서 한국사회 발전상을 보고 한국으로 입국해 일용직 근로 및 중국집 종업원 등으로 근무하며 생활했다.

부여경찰서 보안계의 홍경수계장
하지만, 북에 남아있는 가족을 그리워하는 등 한국 생활에 정착하지 못하고, 평소 자신에게 도움을 주는 부여경찰서 보안계장(경위 홍경수)에게 “너무 외로워 죽고 싶어요. 저 죽으면 임진강에 뿌려주세요. 그러면 영혼이 하나 된 국토에 남겠죠”라며 자포자기 심정을 전했다.

그는 약 2개월전 경찰서를 방문해, “저의 혈육은 북한에서 먼저 탈출한 고모 박모(68)씨가 유일한 가족”이라며 찾아줄 것을 하소연한다.

그러나, 전 씨가 제시한 단서는 고모의 이름뿐, 나이와 주소를 알지못한바 통일부 등 관련기관에 문의했으나, “동명이인이 많아 확인이 불가능 하다”는 절망적인 답변뿐이었다.

이에 홍 계장은 ‘꼭 찾아서 전 씨의 외로움을 덜어주겠다’는 신념으로, 관련 자료를 검색하는 등 관내 탈북민들에게 고모 가족을 아는 사람이 있는지 수소문해 고모의 탈북 전 주소를 알아내는데 성공했다.
 
그는 역으로 확인작업을 거쳐 어렵게 경기도 평택시에 거주하는 고모와 고모부가 전 씨와 전화연락을 할 수 있도록 해 전 씨의 외로움을 달래줄 수 있게 됐다.

전화기를 붙잡은 전 씨는 “고모 우리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며 연신 흐느꼈으며 “항상 혼자라 생각돼 외롭고 힘들었는데 경찰 덕분에 고모와 만날 수 있어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윤종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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