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가 끝났다.
교육감 선거에서는 세월호 표심이 분출해 전국적으로 진보 교육감 후보가 큰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53.2%에 달하는 시민들이 투표권을 포기했다.

민주주의는 참여 없이 전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지할 때, 다음 선거에서는 더욱 많은 시민들이 투표권을 행사하길 고대해 본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축약해 본다면, 한마디로 서울 박원순의 승리와 경기-인천-부산 야권의 패배라고 요약할 수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큰 표차로 재선함으로써 차기 대권주자의 입지에서 가장 강력한 야권 주자로 부각되었다.

정몽준 후보와의 표차가 60여 만 표가 났다. 박 시장의 당선은 차기 대권에서 청신호를 의미한다.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는 시민이 갖는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2기 박원순 서울시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할 것이다.

그는 앞으로 4년 동안 명실상부한 서울시장이며,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임이 분명하다.

반면 야권은 경기도에서 다시 패했고, 인천 수성에도 실패했다. 그나마 체면을 살린 건 중부권에서의 승리다.

대전, 충남, 충북에서 야권이 승리함으로써 차기 대선 판도에 변화를 불러왔다고 할 수 있다.

전반적인 선거 결과는 광역 시.도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서울, 강원, 대전, 충남, 충북, 세종, 광주, 전남, 전북 등 9곳에서 승리했다.
 
새누리당은 경기, 인천, 대구, 경북, 부산, 경남, 울산, 제주도 등 8곳에서 수성했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총 226개 기초단체장 중 새누리당이 133곳에서 승리를 얻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65곳에 그쳤다.

기초단체장 결과만 놓고 보면, 확실한 야권의 패배이다.

승리한 당선자에게는 진심으로 축하의 인사를 전하고, 낙선한 후보에게는 가슴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네고자 한다.

지방선거가 끝나고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러나, 이후 과제가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세월호 참사 특검에 여야가 성실하게 임해야 하며, 국민이 납득할 유의미한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

세월호 정국 속에서 불거진 공영방송의 편파 보도 문제, KBS 언론 노동자들의 언론자유 수호를 위한 파업은 조속히 해결돼야 할 과제다.

무엇보다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위해서는 언론이 바로 서야 한다.

언론이 제 역할을 해야, 언론이 공명정대한 보도를 해야, 민주주의가 전진하고, 시민의 복지와 인권, 자유가 신장된다.

특히 박근혜 정부와 여당은 이번 6.4지방선거에서 민심이 보여준 냉정한 평가에 대해 성찰하며 통합의 정치, 미래를 위한 상생의 정치를 실천해야 할 것이다.

선거 막판 앵벌이 정치로 경기, 인천, 부산에서의 패배를 막고 박근혜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을 면했다는 시민들의 조롱을 뼈아프게 받아 안아야 할 것이다.

야당 역시 대오각성하고 혁신해야 한다.
일부 지역에서의 야당의 승리는 후보자 인물됨의 승리이지 진정한 야당의 승리로 보기 어렵다.

김한길, 안철수 지도부는 이번 지방선거 국면에서 별다른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는 게 대다수 정치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야당이 차기 대선에서 정권 교체에 성공하려면 야당의 지도자가 야당다운 실력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시민이 풀어야 한다.
민주주의는 깨어 있는 시민에 의해 변화되는 것이다.

부패 타락한 정치를, 부패 타락한 위정자들에게 맡겨 둘 때 정치는 바뀔 수 없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장면을 연출한 조희연 서울 진보 교육감의 탄생 과정을 보면 시민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 알 수 있다.

부성애를 망각한 아버지를 교육감으로 둘 수 없다는 엄마들의 표심이 서울 교육감을 바꿔낸 것이다.
이제 주권자인 시민들이 새로 신발끈을 동여매고, 힘차게 앞으로 전진할 때이다.
 

저작권자 © 대한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