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부녀인 언니가 여동생 이름으로 동거남과 혼인신고를 하고 15년을 살았다면 어떻게 될까.
법원은 '혼인 무효'라고 판결했다.

A씨(41, 여)의 언니 C(44, 여)는 남편과 법률상 부부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면서 여동생인 A의 이름을 사용하는 등 A행세를 하면서 B씨(42, 남)와 교제했다.

C는 B와 교제하다가 임신을 하게 되었고, 아이가 태어나기 직전에 자신이 A인양 B와 혼인신고를 했으며, 출산 후 아이에 대한 출생신고도 마쳤다.

한편, C의 남편은 C가 A이름으로 B와 혼인신고를 하고 1년이 지나 C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해 승소판결을 받은 후 이혼신고를 했다.

A씨는 이와 같은 사실을 뒤늦게 알고 B를 상대로 혼인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대전가정법원 가사1단독 남동희 부장판사는 “민법 제815조 제1호는 당사자 간에 혼인의 합의가 없는 때에는 혼인을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B는 A의 이름을 도용한 C와 부부로서 혼인생활을 하면서도 단지 C가 A의 이름을 도용한 관계로 A와 사이에 혼인신고를 마친 것에 불과”하다고 판결했다.
 
남 판사는“A와 B 사이에는 혼인의 합의가 없다"는 이유로 A와 B 사이의 혼인은 무효라고 판결했다.

이혼 전문 엄경천 변호사(법무법인 가족)는 “혼인의사의 합치가 없는 경우에는 혼인신고가 돼 있더라도 효력이 없다”면서 “허위 혼인신고를 한 사람이 형사처벌(공전자기록불실기재죄)을 받게 되면 혼인무효 소송을 제기하지 않고도 가족관계등록부(구 호적)를 정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인 혼인무효 판결은 가족관계등록부(혼인관계증명서)에 혼인신고 사실과 혼인무효 판결을 받은 사실이 나타나는데, 허위 혼인신고와 관련해 형사처벌까지 받은 경우에는 가족관계등록부(혼인관계증명서)에서 혼인신고를 한 것 자체가 말소되게 된다. 
<법조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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