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식물 제거 고유식생 밀사초 이식사업 본격 착수

환경부(장관 윤성규)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 박보환)이 바다제비, 슴새, 바다쇠오리 등 바닷새 수만 쌍이 집단 번식하는 다도해해상 국립공원 칠발도(전남 신안군 비금면)에서 바닷새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외래식물을 제거하고 그 자리에 번식지 복원을 위한 밀사초를 이식하는 사업을 벌인다.

칠발도는 목포에서 서쪽으로 47㎞떨어진 무인도(무인 등대)로 면적 36,993㎡, 최고봉 해발 105m, 평균 경사 50°의 가파른 암벽으로 이뤄져 있다.

바다제비와 슴새, 칼새 번식지로 천연기념물 제 332호(1982년 지정), 신안 다도해생물권보전지역(2009년 지정), 다도해해상국립공원(2011년 지정)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칠발도는 과거 유인 등대로 이용되었을 때 사람들의 출입과 함께 섬에 없던 쇠무릎과 같은 외래식물이 들어오게 됐다.
외래식물이 점차 번성하면서 번식을 위해 섬을 찾은 바다제비에게 치명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쇠무릎은 우리나라 자생식물로 들녘, 길가 둑이나 집 근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름과의 여러해살이풀. 원줄기 마디가 튀어나온 것이 ‘소의 무릎 뼈’ 같다고 하여 쇠무릎이라 한다.

개화기는 8∼10월, 결실기는 9∼10월이다.

쇠무릎 종자는 갈고리 모양으로 생겼으며 9~10월에 익는데 바다제비가 쇠무릎 근처에 둥지를 틀고 들락거리다가 쇠무릎 종자가 날개에 엉켜 붙게 되면 날개짓을 못하게 돼 탈진하여 죽게 된다.

공단 조사에 따르면 2009년 이후 쇠무릎 종자에 걸려 죽은 바다제비는 매년 약 400여 마리 정도였다.

2011년 결성된 복원협의체에는 문화재청과 국립공원관리공단, 유네스코 인간과 생물권 계획(MAB) 한국위원회, 전남도, 신안군, 목포지방해양항만청, 목포해경 등 8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공단은 신안군과 함께 2011년부터 MAB 한국위원회 등 8개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칠발도 복원협의체를 결성하여 쇠무릎 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섬 대부분이 급경사와 절벽지역이고 제거과정에서 둥지훼손 위험이 있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는 칠발도 자생식물인 밀사초를 육지에서 양묘하여 옮겨 심어 쇠무릎과 서식지 경쟁을 하도록 함으로써 자연식생으로 복원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밀사초는 남부지역 바닷가 모래 위나 절벽, 바위틈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서 칠발도에서는 암반위에 형성된 얇은 토양층에 뿌리를 내려 토양유실을 막아주고 바닷새들이 밀사초 뿌리아래에 구멍을 파고 둥지를 튼다.

공단과 신안군은 밀사초 이식을 위해 2011년에 칠발도에서 종자를 채집하여 고구려대학교(남도생태연구소 김하송 소장) 주관으로 3년간 양묘했으며 올해 6월부터 지금까지 총 1만 6,000개체를 이식했다.

바다제비는 크기 20cm 정도로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대만, 일본, 중국에서 6~10월에 번식하고 동남아시아로 이동하는 여름철새다.

우리나라에서는 신안군 칠발도, 구굴도가 대표적인 번식지인데 전세계 개체군의 80% 이상이 이곳에서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칠발도에서 바다제비 둥지의 69%가 밀사초군락에서 발견되었다. 밀사초 뿌리아래 토양은 부식질이 많아 쉽게 둥지를 만들 수 있고 긴 밀사초 잎이 늘어지면서 비를 막아주고 둥지입구를 가려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억새, 쑥, 쇠무릎 등 외래도입종 군락지에도 31%가 둥지를 틀었는데 이들 외래종은 밀사초보다 키가 커 햇빛을 가려 밀사초를 고사시키거나 뿌리가 촘촘하게 자라고 있어 둥지를 쉽게 만들기 어려운 지역이다.

특히 쇠무릎 아래 둥지는 열매가 성숙하는 10월이면 바다제비에게 치명적인 위협이 된다.

한편, 공단 조사에 따르면 칠발도에는 바다제비 1만여 쌍, 바다쇠오리 3천여 쌍 등 바닷새가 집단으로 번식하고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섬개개비를 비롯하여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인 매, 칼새 등이 번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최종관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서부사무소 소장은 “앞으로도 칠발도에서 지속적인 외래식물 제거와 함께 밀사초 군락지를 조성하여 바닷새의 안정적인 번식지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세종=맹광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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