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점 발견 후 2년 지나서야 예산반영 대처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을 비롯해 조선시대 성(城)이 성곽 곳곳에서 균열, 배부름, 침하 현상이 일어나 붕괴 우려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교육문화관광체육위원회 정진후 의원(정의당)이 2014년도 문화재청 국정감사를 위해 세계문화유산 수원 화성을 비롯한 김포 문수산성, 문경 조령 관문, 청주 상당산성의 보존실태를 점검한 결과 각 성마다 수십 곳에서 파손과 균열, 이격, 배부름, 침하, 배부름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문화유산이자 사적 3호인 수원화성의 북암문에 대한 문화재청의 2013년 점검결과 성곽 곳곳에서 표면박리 및 줄눈 훼손, 전벽돌 이탈, 석재 수직 균열 및 파손, 성벽 하단 석재이격 및 전벽돌 표면박리 및 균열, 전벽돌 파손 및 줄눈탈락, 배부름 등 27곳에서 심각한 문제가 나타났다.

이 같은 훼손으로 문화재청은 수원화성에 대해 2011년부터 지금까지 356억여 원을 투입해 정밀실측조사와 복원, 보수정비 사업을 벌이고 있다.

훼손이 심각한 수원 화성 북암문에 대해 2011년부터 2012년까지 지금까지 보수 정비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문화재청이 수원화성 북암문에 대해 올해 6월에 실시한 점검 결과를 보면 지금까지 실시한 보수 정비가 제대로 됐는지 의문스러울 정도로 수원화성 북암문은 여전히 곳곳에서 풍화, 균열, 배부름 등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올해 실시한 계측 조사에서 수원화성 북암문 평균압축 강도가 측정 지점 6곳 중 4곳에서 현저하게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균열 현상도 해가 갈수록 심각해져 2012년 처음 균열을 측정한 이후 현재까지 0.97~1.49mm 범위에서 균열이 증가했다.

사적 제139호 김포 문수산성의 상태는 더 심각하다.

김포 문수산성은 2012년과 2013년 안전점검에서 성벽이 벌어지고 여장 및 바닥이 일 년에 무려2~4mm씩 갈라지고 문루 초석이 가라앉는 등 붕괴 위험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국비 19억4천600만 원, 지방비 8억3천400만 원 등 모두 27억8천만 원을 들여 김포 문수산성을 종합적으로 보수정비하는 1994년 이후로 지금까지 총 10년 동안 보수복원 정비 공사를 벌여왔다.

그러나 이처럼 최근 3년간 수십억을 들인 전면적인 보수에도 불구하고 문수산성은 여전히 곳곳에서 몸살을 앓고 있다.

올해 5월 문화재청이 실시한 조사결과를 보면 전면적으로 보수정비를 한 문수산성에서 무려 51곳에서 심각한 균열, 이격, 침하, 백화, 풍화, 배부름, 누수, 이탈 현상이 나타나 당장 붕괴 우려가 있을 만큼 심각한 상태다.

수원화성 북암문과 김포 문수산성에 보수정비가 이뤄지고 있는데도 이렇듯 계속 문제점이 드러나는 것은 과연 그 동안 진행된 보수정비 공사가 부실하게 진행되지 않았는지 의혹이 들 정도다.

사적 제147호 문경 조령 관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문화재청이 조령 관문에 대해 올해 5월 점검한 결과 남측 성벽 6개소 총 19개 측정지점 가운데 9개 지점에서 -4~6㎜ 범위의 변위가 확인되었다.

성문(주흘관문) 남면 동측 수문상부 에 10m에 달하는 배부름 현상이 일어났고 배부름 정도도 심했고, 상중하 지점에서 모두 7㎜이상의 누적변위 확인되었다.

성문 북면 서측의 계단석이 한쪽방향으로 심하게 침하되어 보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조령 관문은 2011년~2013년 안전점검에서 해마다 성벽 배부름, 계단 침하, 육축 홍예석 균열이 지속적으로 지적됐다.
 
문화재청은 2014년에서야 뒤늦게 보수정비 예산을 반영하고 수리하고 있어 늑장 대처라는 지적이다.

김포 문수산성의 경우 매해 보수 복원 정비 예산을 투입해 문화재 수리를 했으나 부실공사 의혹 등으로 붕괴 위험에 놓여있는 반면에 문경 조령 관문은 구조적 문제점이 발견되었는데도 보수정비를 미뤄왔던 것이다.

조선 숙종 42년(1716년)에 쌓은 사적 제212호 청주 상당산성도 붕괴 위험에 처해 있다.

청주 상당산성은 2012년 점검 결과 전반에 걸쳐 성벽 균열, 배부름, 성돌간 이격, 문루의 용마루 추녀마루 등 전체 균열 등 붕괴 우려가 제기됐다.
2013년 조사에서도 균열, 배부름, 이격, 풍화 현상이 30여곳에서 나타났다.

이에 문화재청은 청주 상당산성에 대한 보수정비 사업을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모두 65억 원을 투입해 보수정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보수정비 사업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올해 4월 점검 결과를 보면 청주 상당산성은 수리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 동 서 남문루의 용마루 및 추녀마루의 양성바름에서 추가 균열이 확인됐다.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어 정밀구조안전진단을 통한 보수?보강계획수립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진후 의원은 “조선의 성곽들은 시민들이 자주 찾는 관광자원이자 소중한 문화유산인데 곳곳에서 균열, 파손이 일어나고 있어 문화재 훼손과 시민 안전마저 우려되는데 문화재청의 대처도 늦고 부실 공사 의혹도 제기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지난해 백제인의 혼과 얼이 서린 공산성 붕괴를 교훈삼아 성곽에 대한 보다 철저한 관리 보수정비에 나서야한다”고 지적했다.
<국정감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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