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홍길산악인은 애써 두눈을 감으며 시종 노래를 불러 방청객들의 심금을 울렸다.>
<엄홍길산악인은 3일 저녁 노래를 부르는 동안 침통한 심정으로 연신 눈시울을 붉혔다.>
가버린 친구에게 바침

"눈 속에서 영원히
불러봐도 대답없네
울어봐도 오지않네.

떠나가 버렸네
날리는 흰눈 속으로
히말라야를 사랑하다

한없이 넓은 가슴으로
사라져 버린 그 사람.---------<1979년/휘버스>

<사진=KBS-TV캡쳐>
 
'술딤도루지, 박병태,나티셀타,지현옥,까미도루지,한도규,다와따망,박주훈,박무택,황선덕'
"너무나 보고 싶고 사랑한다!"

3일 저녁 KBS-TV 인기프로그램 '가요무대'에서 해발 8,848m 히말라야 16좌 완등의 기념비적 기록을 세운 엄홍길산악대장이 '가버린 친구에게 바침<1979/휘버스>'이란 곡을 불러 휴먼 스토리를 재연했다.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 8,000m급 16좌를 정복한 엄홍길 대장은 과거 22년간 무려 38번의 도전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소중했던 10명의 동료를 그리며 노래불러 초겨울 심야 시청자와 방청객들의 심금을 울렸다.

마지막 구절 '사라져 버린 그 사람'을 부를 때는 살을 애는 칼바람속 고봉 설산에서 동반하산하지 못한 서러움이 밀려오듯 목이 메여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엄홍길휴먼재단 행사당시 엄 대장과 필자가 함께
포즈를 취했다.>
해군 UDT 출신으로 비교적 단신인 그가 김동건 아나가 진행하는 인기 프로그램에서 '사나이 눈물'을 보여 등정실패 당시의 고인들에 대한 죄스러운 감성마저 엿볼 수 있었다.

한편, 1999년 4월29일 안나푸르나에서 짧은 생을 마감한 여류 등반가 고 지현옥(충남 논산) 씨는 등정전 설악산에서 훈련중 필자와 인터뷰를 가진 기억이 새삼 떠올라 아쉬움을 더했다.

지 씨는 단독 무산소 8,000m 고산 등정으로 세계 여성산악인 최초 진기록을 보유한데다 한국 여성 산악인 중 자이언트봉 4좌(에베레스트,안나푸르나,가셔브룸1, 가셔브룸2)를 등정,세인의 이목을 끌었다.
<권병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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