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기술자라는 이유만으로 업무관리 책임 물어선 안 돼"

실제 건설용역에 참여하지 않은 책임기술자에게 행정청이 부실설계에 대한 업무관리 소홀로 벌점을 부과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행정심판 결과가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위원장 홍성칠)는 익산국토관리청이 실제 설계에 참여하지 않은 설계부서 팀장에게 업무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이유로 부실설계에 대한 벌점을 부과한 것은 위법,부당하다고 재결했다.

현행 '건설기술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발주기관은 참여기술자의 업무범위의 기재내용이 실제와 다르거나 감독자의 지시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 벌점을 부여하도록 규정됐다.

A 건설업체는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 발주한 전주시 관내 국도대체 우회도로(용정 용진) 건설공사 중 소양대교 상부구조물 변경설계를 맡아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A 건설업체의 잘못으로 주요 구조물의 부분보완 시공이 발생하자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은 건설업체에게 벌점 2점을, 건설업체의 설계부서 팀장으로 근무하던 B씨에게 용역 참여기술자 업무관리의 소홀을 이유로 벌점 1점을 각각 부과했다.

그러나, 설계부서 팀장인 B씨는 이 건설용역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A 건설업체가 제출한 검토서 어디에도 B씨의 서명은 없었다.

이에 중앙행심위는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 「건설기술관리법」시행규칙 중 ‘용역 참여기술자 업무관리의 소홀’에 근거해, 실제로 누가 설계했는지 확인하지 않은 채 단지 설계 당시 설계부서의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벌점을 부과한 것은 위법,부당하다고 재결했다.
<엄평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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