밧줄 풀려 표류한 선박 좌초로 침수

“선박이 좌초됐는데 기관실로 물이 들어옵니다. 빨리 구조해 주세요!”
아직 짙은 어둠이 바다를 감싸고 있는 이른 새벽. 진도 VTS로 다급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목포해양경비안전서(서장 구관호)에 따르면 23일 오전 4시45분께 전남 진도군 임회면 서망항 인근 해안가에 해저케이블 순시선 C호(17톤, 제주선적, 승선원 2명)이 좌초됐다는 신고가 진도VTS를 경유, 접수됐다.

해경은 즉시 인근 해양경비안전센터 순찰정과 경비함정, 122구조대, 민간해양구조선을 급파해 구조에 나섰다.

진도해양경비안전센터 순찰정이 제일 먼저 사고현장에 도착할 당시 C호 선체의 경사는 없지만 기관실이 침수되고 있어 승선원들의 안전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었다.

해경 순찰정 불빛을 발견한 선원들이 손을 힘껏 흔들었다.
“선장님! 해경입니다. 곧 구조해 드리겠습니다.”

신고접수 20여분 만에 해경 순찰정으로 구조된 승선원들은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해경은 예인줄로 선박을 육상에 연결하고 닻을 투묘해 고정시키는 한편, 기름 유출구를 봉쇄 및 오일펜스 40m를 전장해 해양오염 예방에 총력 대응하고 있다.

사고 선박은 지속적으로 배수작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금일 오후 크레인을 동원해 이초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해경은 이날 새벽 해저케이블 감시 업무를 마친 C호가 등부표에 선박을 묶고 휴식 중 밧줄이 풀리면서 떠내려가 해안가에 좌초한 것으로 보고 선장 장모(41)씨 등 선원을 상대로 자세한 사고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진도=박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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