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적 색채추상 표현-신작 20여점 선보여

 
유화의 맛과 동양적 선의 미학 담아내
갤러리조은은 오는 6월1일부터 18일까지 ‘진득한 즉흥과 숙고된 찰나’ 김가범작가 초대전(展)을 개최한다.

갤러리조은에 초대된 김가범의 이번 전시 작품은 중첩된 색채의 활용을 통해 격조 높은 색면으로 인간의 내면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나아가 형상과 추상을 절묘하게 융합시켜 신선한 표현주의 양식을 고집해 온 김가범의 작품은 우주를 품은 듯 깊고 그윽한 오묘함이 배어 있다.

이번 초대전은 ‘꿈 21(Dream21)<사진>’을 테마로 한 20여점의 신작으로 꾸며진다.

“채색은 칠하는 것이 아니라, 입혀지고 선으로 맵시를 낼 뿐입니다.”

더 높은 곳을 향해 꿈꿔오던 김가범 작가는 중년으로 접어들어 홀연히 미국으로 현대미술을 공부하기 위해 떠난다.
지난 10여 년간 유럽과 미국 등 유수한 아트페어에 50여 차례나 초대되면서 자신의 민낯을 꾸밈없이 보여주며 호평을 얻어왔다.

동양의 필선과 정신세계를 근간으로 서양의 현대적 추상표현기법까지 아우르면서 색다른 감흥을 연출해 냈다는 평이다.

홍경한 미술평론가는 “김가범의 작품은 ‘단 하나 혹은 단 한 번의 끝이 아닌 여러 가지의 끝이 있거나 아예 끝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 것’을 감각적으로 보여 준다”고 말했다.

그는 “감각의 시작은 작가 자신을 포함한 현실에서 비롯되며, 화면 속에서 흐름을 타고 주변과 하나하나 반응한 채 시공을 밝게 물들이는 특징을 지닌다”고 평한다.
 

‘진득한 즉흥’과 ‘숙고된 찰나’의 두 가지 결

나이프와 붓을 이용해 자유롭게 펼쳐내는 작가의 작업 스타일과 그 결과로써의 색의 조합을 의미하는 ‘진득한 즉흥’과 ‘숙고된 찰나’는 두 가지 결을 지닌다.

오늘날 김가범 작가의 색채추상은 구상성에서의 완전한 탈피 대신 빛이 빚은 색과 시간의 호흡이 공간 속에 화려하게 녹아들어 있다.

사물의 존재인식을 변증법적인 방법으로 추구하는 표현 형식과 오랜 숙고 끝에 나온 결과로 보여진다.

작가는 유기적 형태가 지배적일 당시에도 정신과 물질이라는 두 차원의 개념이 하나의 새로운 세계를 여는 중요한 나침반이 될 수 있다는 믿음, 경험적인 지각대상과 존재의 원리적 개념대상을 종합적으로 드러내는 역량을 유지해 왔다.

김가범 작가의 작품 ‘꿈 21(Dream21)’은 보여 지는 그 어떤 표현과 색도 단번에 완성된 것이 없고 우주를 품듯 헤아릴 수 없는 반복적인 터치 속에 탄생한다.

갤러리조은의 조은주큐레이터는 “그의 복잡하면서도 단순한 패턴이 연속된 두터운 질감의 화폭과 마주하면 급기야 감상자 자신의 기억 속에 내재된 그 어떤 스토리를 떠올리게 되면서 깊은 교감을 이룰 수 있는 것이 김가범 작가의 작품감상 포인트”라고 말했다.
<권병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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