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선의 깃발이 펄럭이고 바람에 실려 오는 비릿한 바다내음이 항구도시임을 알려주는 곳,바로 목포다.

목포라는 지명 뒤에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단어가 있다. 바로 항구다.
목포는 항구고 항구는 목포다.

항구를 중심으로 형성되고 발전해온 도시답게 목포에서는 항구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목포항구축제는 '신명 나는 항구의 한판!'이 주제.

29일부터 8월2일까지 5일간 이어지며, 메인 축제 장소는 목포항과 삼학도 일원이다.​

파시를 재현하는 생생한 축제

목포항구축제는 전국의 수많은 축제 가운데 여러모로 검증된 축제다.
3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유망 축제인데다, 관람객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천편일률적인 축제를 거부한다.

특색 없는 부스가 난무하는 이름만 축제가 아니다. 목포 시민이 주도하고 타 지방에서 온 관광객이 더불어 적극적으로 즐기는 살아 있는 축제다.

또 목포 지역 예술 단체와 선주협회, 어민 등 시민 참여형 축제로 이끌어가는, 지역을 살리는 축제다. 덕분에 축제에 참여하는 일반인의 반응도 좋다.

여러 가지 행사와 이벤트 중에 축제를 대표하는 행사가 '파시(波市)'다. 파시는 그날 잡은 생선이 어시장으로 가기 전, 항구에 정박한 배 위에서 열리는 해상 시장이다.

활어처럼 펄떡펄떡 살아 있는 즉석 장터인 셈. 고깃배 수백 척과 상인들이 거래하다 보니 일대에 자연스럽게 큰 장이 섰고, 덕분에 음식점과 선술집이 즐비했다.

축제에서는 조기, 민어 등 어종에 따라 수시로 열린 파시를 재현하고, 각종 행사를 진행한다.

목포 시민에게는 아련한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관광객에게는 흔치 않은 해상 시장의 묘미를 맛보게 해준다.
파시는 동명동 물량장을 활용하고, 정박용 어선을 설치해 꾸며진다.

만선으로 돌아오는 배들이 벌이는 신명 나는 퍼포먼스, 조기 털기 등 파시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 연출된다.
파시에 활기를 불어넣는 파시 경매는 관광객과 목포 시민이 함께 즐기는 해상 경매 행사다.

'목포항 풍어제'는 축제에 모인 모든 사람들이 신명 나게 한판 놀아보는 행사다.

풍어제는 항구의 다양한 의미를 재조명하는데 추억, 울림, 열정, 희망의 항구라는 주제로 무용단과 국악인, 가수, 시립교향악단 등이 다양한 공연을 펼친다.

목포항 선박들이 집어등을 점등하는 행사도 이색적이다. 정박한 어선에서는 각종 공연도 이어진다. 풍어제에서 흥을 돋워 주막골로 가면 주모가 막걸리를 내준다.

막걸리 한 잔에 항구도시의 정취가 어우러져 여름밤은 은은한 낭만으로 물든다. 거리극도 볼거리다.

목포항에서는 왕의 행차가 펼쳐지고, 탈들의 행렬과 함께 먹중춤, 도깨비 난장, 풍물놀이도 목포항구축제에 가세한다.

이 밖에 노 젓기 대회, 재활용품을 활용한 목포항 건너기, 통발 체험, 고기잡이 체험, 옹기배 승선 체험, 함정 승선 체험, 카누 체험, 수상자전거 체험 등 항구축제에서 즐기기 좋은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추억을 불러오는 재치 만점 행사도 눈길을 끈다. '젓가락 장단 달인을 찾아라'에서는 선술집에서 하던 것처럼 젓가락 장단을 가장 잘 맞추는 사람을 찾아 나선다.

거리의 악사는 자연스럽게 흥을 돋우고, '몸짱 유달장수 선발전'에서는 목포를 대표하는 장수를 뽑는다.

방문객의 흥을 살리기 위한 댄스 페스티벌이나 록 페스티벌, 동춘서커스 공연은 물론 한여름 밤 해변 마라톤 대회와 목포가요제도 열린다.
<목포=박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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