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나무들에게 "할 수 있다,하면 된다" 희망열기 후끈

이기남선수,"사회적 편견에 재기의 불지펴"

촉망받던 축구영재가 불의의 사고로 그라운드를 떠난 뒤 신체적 장애를 딛고 비장애인 세계태권도대회 출전 티켓을 거머쥐며 ‘인간승리’를 연출해 냈다.

화제의 인물 이기남 태권도 선수는 파주 지산초등학교에서 축구선수를 시작으로 축구 명문 중-고교로부터 스카우트는 물론 청소년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활약했지만, 건국대 재학시절 그만 왼쪽무릎 부상을 당해 축구 선수로서의 꿈을 접게 됐다.

이후 특전사를 자원입대, 만기 전역한 이기남 선수는 90년대초 불후의 TV명작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에 출연해 스턴트 맨으로도 맹활약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상체에 심한 화상을 입었다.

그는 화상을 입은 후 큰 절망으로 죽음의 순간을 여러번 맞기도 했지만 2010년 지체장애인을 위해 무료로 봉사해 온 파주시장애인 태권도협회의 전기열 회장을 만나 파주시 체육회 소속이 되어 무료로 태권도 교육을 받게 됐다.

그는 사고 전엔 축구선수로 김대중 대통령상을, 사고 후에는 장애인 전국 기능경기대회 미술부문에 입상을 계기로 2000년도 태권도를 시작하며, 지역과 전국에서 김문수도지사 상, 남경필도지사 상, 황진하 국회의원 상 등을 품에 안았다.

이렇게 인정받은 실력을 기반으로 올해 3회째를 맞는 비장애인 세계태권도대회에 참가 자격을 얻는 등 자라나는 꿈나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다음은 “다른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면 적극 인터뷰 하겠다”는 꿈 많은 청년 이기남 선수를 만나 일문일답으로 그를 재조명해 봤다.

태권도를 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아이들 교습을 병행하면서 세계태권도대회를 향한 고된 훈련보다 오히려 장애인인 저를 바라보는 사회적 편견과 현실로 인해 힘들었습니다.

제가 전에 모 건설회사 입사 당시 담당 직원이 던진 “네가 할 수 있겠느냐? 한 손 그 자체로..”라는 말은 저의 능력보다 저의 외모를 보며 판단한다는 생각이 들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곧바로 “보여주자, 비장애인에게 장애인도 할 수 있다”라는 마음을 가지고 5년동안 근무하면서 기계처럼 빨리 일해 고용주와 그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한 적도 있었습니다.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은?

제가 파주시와 전기열 회장님의 사랑을 받아 무료로 태권도 교육을 받고 세계태권도대회까지 출전하게 된 것처럼 미력하나마 저로 인해 제가 가르치는 지적 자폐아 아이들에게 꿈과 소망을 주고 있다는 생각에 힘이 됩니다.

비록 전용 연습실은 없지만 파주스테디움 내 선수대기실에서 7년째 가르쳐 왔지만 이런 저런 일들을 통해 어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키우게 되었고 제 삶의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국가대표로 선발됐을 때 소감?

2015년 국가대표로 활동하게 된 것은 파주시에서 시작한 지역대회에서 입상을 기점으로 전국대회 ‘겨루기’와 ‘격파’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금메달을 획득한 덕분이었습니다.

저는 파주시 대표로 출전해서 가르치고 있는 지적 자폐아 장애 아이들에게 희망을 심어 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젖 먹던 힘을 다해 최선을 다했고 하늘의 도움으로 큰 성과를 내서 감격스럽습니다.

세계태권도대회에 임하는 각오와 다짐은?

다가오는 2016년 8월 3일에 개최되는 세계태권도대회에서 먼저 아직까지 장애인으로 입상하지 못했던 전철을 깨고 싶습니다.

그래서 2020년 도쿄 올림픽에 출전할 자격은 물론 반드시 입상해 국위를 선양시키겠습니다.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저보다 더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인간승리’한 분들이 생각보다 주위에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태권도 비장애인 대회 출전을 앞둔 가운데 자라나는 후배 꿈나무들에게 "할 수 있다. 하면 된다"는 다부진 목표와 꿈을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송옥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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