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산티아고의 순례길에 버금가는 황톳길따라 밟아보는 제주 올레길이 트레킹 힐링코스로 상종가를 치고 있다.

도심에 찌든 뭇 사람들은 무공해 웰빙 음식을 좇거나 몸과 마음을 달래 줄 볼거리를 즐겨 찾기 일쑤이다.

슬로 푸드가 인기를 끌고 있고 차를 타고 달리던 사람들은 조금 더 느리게 자전거 타기, 마라톤에 가까운 조깅형 달리기에 매료되기 십상이다.

더욱이 등산과 트레킹이 인기를 끌더니 삶의 가장 보편 타당한 거동과 본성에 가까운 ‘걷기’가 시나브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구저편 ‘산티아고 순례길’은 전 세계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에 꼭 한번쯤 찾고 싶은 명소 가운데 한 곳이다.

가치관에 힘을 더할 교훈을 얻기 위해, 아니 자기만의 사색의 향유를 만끽하기 위해 갖가지 이유로 사람들은 길을 떠난다.

최근들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걷기 좋은 길을 꼽으라면 탐방객들은 주저없이 제주의 ‘올레’길을 택할 정도다.

제주 ‘올레’ 걷기는 지난 2007년 9월로 거슬러 오른다.

도보 여행자를 위한 작은 길로 제주 서귀포의 남쪽 천혜의 곰솔 군락지를 따라 이어지고 있다. 
제주 사투리로 ‘올레’는 차가 다니지 않는 길이란다.

도로에서 집 앞 대문까지 이어지는 작은 길을 일컫는다.

‘올레’ 걷기를 주관하는 사단법인 제주올레는 이 길을 ‘평화의 길, 자연의 길, 공존의 길, 행복의 길, 배려의 길’이라고 정의한다.

제주 올레길에서 가장 먼저 열린 길. 
이는 오름과 바다가 이어지는 ‘오름-바당올레길’이다.

아담하고 예쁜 시흥초등학교에서 출발해 사시사철 푸른 들을 지나 말미오름과 알오름에 오르면 성산 일출봉과 우도, 시야에 들어오는 들판과 바다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제주에서만 만날 수 있는 검은 돌담을 두른 밭이 옹기종기 붙어 있는 모습은 흡사 색색의 천을 곱게 기워 붙인 한 장의 조각보처럼 아름답다.

종달리 소금밭을 거쳐 시흥리 해안도로를 지나면 일출봉이 다시 눈에 펼쳐지는 수마포해변에 이르는 15.6km 남짓이다.

(사)제주올레(이사장 서명숙)의 관계자는 “올레를 한번 걸어보면 제주를 보는 관점이 달라진다”면서 “제주여행의 묘미는 올레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권병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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