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년생 왕버들과 몽환적인 물안개 눈길

주말이면 2,000여 관광객 일대 장사진

수령 150년생 왕버들과 몽환적인 물안개의 하모니가 빚어내는 천혜의 주산지는 연중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주왕산국립공원 한 편에 300여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주산지'가 전국에서 찾아든 사진작가들이 앵글에 담아내려 여전히 인기를 얻고 있다.

깊은 주왕산 자락을 따라 물을 모아 만든 주산지 한가운데는 여인의 머리카락을 바람에 살랑이고 있는듯 굵은 왕버들이 사뭇 이목을 끌고 있다.

주산지는 경종 원년(1720년) 8월에 착공해 이듬해인 10월에 완공된 농업용저수지.

길이 200m, 너비 100m, 수심 8m의 조그만 산중호수에 불과하다.

이 아름다운 호수는 오랜 역사 동안 아무리 가뭄이 들어도 바닥을 한 번도 드러낸 적이 없는 농민들이 의지하던 저수지로 각광받는다.

주산지는 청송군 이전리 마을에서 약 3㎞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면서 주왕산 영봉에서 뻗어 나온 울창한 수림에 둘러싸여 한적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주산지의 물 속에 뿌리박고 자생하는 연초록 왕버들이 싱그러움을 더한다.>

주산지 호수에는 수령이 150년은 족히 넘는 왕버들이 자생하며 관광 명소로 이어졌다. 지금은 30여 그루에 이르지만 그 옛날에는 더 많았다고 한다.

특히 요즘같은 봄은 물론 가을철이면 주변의 단풍나무들이 주산지에 비치는 테칼코마니 모습은 주산지에 가장 아름다운 형상을 연출한다.

주말에는 2,000여명이 다녀가지만 평일에도 500여명 이상의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고 있어 주산지는 청송군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가을 단풍이 물들면 용이 승천한다는 주왕산 별바위가 왼편에서 지켜보고 있다.

파란 하늘과 울창한 숲이 하모니를 이룬 주산지는 그야말로 자연만이 만들 수 있는 세상의 유일한 창조물이 아닐까 싶다.

수면 위로 튀어 오르는 붕어의 퍼드덕 거림과 산 위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버들나무를 쓸어내리는 소리는 마음마저 고요하게 이끌며 평화로움을 안겨준다.

주산지의 가장 아름다운 배경은 바로 30여 그루의 왕버들 고목이 물에 잠긴 채 자생하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 30여종의 버드나무 중 가장 으뜸으로 꼽히는 왕버들은 숲속에서 다른 나무와 경쟁치 않고 아예 호숫가를 비롯한 물 많은 곳을 택해 자란다.

어릴 때부터 다른 나무의 자생 속도 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성장한 뒤 수백 년간을 자연에 의지하는 듯 유유한 모습으로 살아간다는 구전이다.

<주왕산의 원경>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촬영지

주왕산국립공원 자락의 주산지는 내(內)와 외(外)가 공존하는 듯한 공간이라는 느낌을 가져다주어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촬영지 이기도 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은 한 인간의 평범하지 않은 삶을 계절의 흐름과 불교의 윤회사상에 빗대어 독특한 방식으로 풀어가는 영화다.

화제의 영화는 제41회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에서 대상인 최우수 작품상, 2003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영화로도 알려진다.

현재 영화촬영 세트장은 영화 촬영후 환경보호를 위해 철거된 상태이다.
<주산지(청송)=엄평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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