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부터 2017년 1월까지 SH에 부지제공 요청공문 발송

김성태의원,특수학교·한방병원 날려버린 ‘가공(可恐)의 위력’

서울시 강서구 특수학교 논란과 관련, 공진초 부지에 특수학교를 지으려 했다는 조희연 교육감의 주장과 달리, 서울시교육청은 2015년부터 2년여에 걸쳐 서울주택도시공사(SH)에 5차례나 지속적으로 특수학교 대체부지 제공을 요청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서울 강서을)이 서울주택도시공사(SH)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은 2015.5.22. ‘서울 강서(양천)지역 특수학교 신설 추진 관련 협조 요청’ 공문을 통해 SH공사 등에 마곡지구 내 특수학교 설립을 위한 학교용지 제공을 요청한 이래 같은 해인 2015.10.7과 2015.11.13, 2016.2.5.과 2017.1.19 등 5차례에 걸쳐 학교용지 제공을 재요청했다.

특히 2015.11.13.과 2016.2.5.자 공문에는 ‘강서지역 특수학교 신설 계획’ 문건까지 첨부, 강서구 마곡지구에 300억원을 들여 16학급 규모로 2018.3.1.까지 학교를 개교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공문에서 서울시교육청은 “해당 부지는 인근 공동주택이 없어 민원의 소지가 적고, 공원에 접하고 있어 학생들의 정서발달 및 체험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으므로 특수학교 입지의 최적 요건”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같은 사실은 2016.4월 총선에서 김 의원이 공진초 부지에 국립한방의료원 건립을 공약하면서 갈등이 붉어지기 시작했다는 일각의 주장과 배치된다.

서울시교육청은 2016.4월 총선 한해 전인 2015.5월부터 이미 특수학교 대체부지를 찾고 있었던 것. 조 교육감은 2017.9.5. 주민토론회에 참석해 “‘한방병원을 지을 수 있는데 왜 특수학교를 짓느냐’는 김성태 의원이 만든 가공의 희망”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서울시교육청이 SH공사에 마곡지구 내 특수학교 대체부지를 요청했다가 번번히 거절당했다”며 “오히려 지역 국회의원으로서 숱한 노력 끝에 대체부지를 사실상 확보하고 특수학교 설립을 확정시켜가는 단계에서, 이번 논란으로 그간의 경과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고 말았다”며 안타까워 했다.

김 의원은 “특수학교를 만든다면서 지역주민들과 갈등이 빚어진 상황에서 학부모들만 앞세워 놓고 속수무책으로 손을 놓고 있던 것은 서울시교육청과 조희연 교육감”이라며 “이같은 상황에서 대체부지 확보 여부는 주민갈등을 해소하고 특수학교 설립을 실현가능하도록 만드는 거의 유일한 현실적 대안이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조 교육감이 말하는 그 ‘가공(架空)의 희망’에 서울시교육청이 5차례나 지속적으로 대체부지를 열망했던 이유는 무엇이냐”고 반문하면서 “칼자루를 쥔 조 교육감의 말 한마디로 특수학교와 한방병원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이 한방에 날아가는 ‘가공(可恐)의 위력’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한편, 지난해 총선에서 김 의원이 공약한 ‘국립한방의료원’ 또한 이미 2015년 보건복지부 정부예산안에 편성돼 그해 9월 국회로 제출되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5년 보건복지부는 ‘2016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국립한방의료원 설립 사전타당성 조사’ 명목으로 연구용역비 2억원을 계상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사실관계와 전후관계에 대한 확인없는 마구잡이식 여론몰이로 인해 특수학교 학부모들은 다시 지역주민과 오랜 싸움에 나서게 됐고, 지역주민들도 서울시교육청과 극한 대립에 들어서게 됐다”면서 “특수학교도 한방병원도 다 물거품이 되고 극한의 대립과 갈등만이 남게 됐다”고 개탄했다.
<국회=권병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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