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모씨, Y대 대학원 박사과정 유학중

구 소련의 속국이던 중앙아시아의 키르키즈스탄에서 태어난 고려인 C모(여.Y대 대학원 박사과정.37)씨가 기자에 보낸 개고기 관련, 현지 정서는 한국인의 풍습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한국의 애완견 분위기와 맞물려 고민이 컸던 C씨가 용기내 중앙아시아의 개고기 문화를 간접적으로나마 전해줘 소중한 정보로 활용될 수 있게 됐다.

그는 아쉽지만 또다른 궁금한 점이나 필요사항이 있다면 가능한 선에서 적극 도와주겠다는 전언도 잊지 않았다.

다음은 C씨가 1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릴 국내의 식용견 관련, 세미나에 초청됐으나 여의치 못해 이날 새벽 2시께 필자의 메일로 송고한 전문이다.

얼마 전에라도 ‘너희들이 개고기를 먹는 민족이다’ 비웃게 말하는 중앙아시아 나라 현지인들은 이제는 그 민족에게 가서 개고기를 팔아 달라고 부탁하게 되었다.

중앙아시아 나라들은 1991년 전에 소련에 포함되어 있었다. 그때는 러시아 문화를 많이 받았다. ‘개’를 러시아에서 사람의 친구로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개를 먹는 것은 사람을 먹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고기를 먹는 것에 대한 사회의견이 좋지 않다.

중앙아시아에서 개고기를 즐겨 먹는 사람들은 한국 뿌리를 가지고 있는 고려인들뿐이다. 그들은 전문식당에 가서 개고기 요리를 먹기도 하고, 집에서도 직접 만들면서 즐겨 먹기도 한다.

고려인들은 어렸을 때부터 아이들에게 개고기를 많이 먹여주려고 한다. 아이가 개고기를 먹으면 튼튼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폐가 약한 분들, 결핵 환자들에게 개고기 기름이 최고의 약이라고 널리 알려져 있다.

최근에 그 사실을 알고 있는 많은 분들은 고려인들에게 개고기 기름을 구해 달라는 부탁을 많이 한다.

개고기를 요리로 즐겨 먹는 사람들과 약으로 먹는 사람들은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 결과로 중앙아시아에 개고기를 파는 고려인 식당도 최근에 흔히 볼 수 있다.

그러한 고려인 식당을 ‘캬쉬니크’(‘Кяшник’)라고 부른다. 고려인 식당들은 보통 고려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에만 있다.

고려인들이 운영하는 식당에 많은 고려인 음식 중에 개고기 요리는 대표적이다. 한국의 ‘보신탕’을 고려인들이 ‘갸쟈이’라고 부른다.

‘갸쟈이’의 ‘갸’는 ‘개’를 의미한다. 고려말에서는 ‘ㅐ’가 ‘ㅑ’로 변화된 경우가 많다. ‘쟈이’는 ‘국’을 뜻한다. ‘갸쟈이’는 ‘개장(국)’에서 변화된 말이라고 본다.

‘갸쟈이’외에 ‘갸혜’라는 요리도 있다. ‘갸혜’는 개고기를 양파와 마늘, 고춧가루로 양념한 요리이고, 한국어로 ‘개회’라고 번역할 수 있다.

개고기로 만든 요리는 매일 먹는 음식이 아니다. 고려인들은 보통 아프거나 추운 날씨 때만 먹는다.

한국의 보신탕은 고려인들의 ‘갸쟈이’와 요리하는 방법이 다르다.

한국의 보신탕을 야채와 같이 끓이는 반면에 고려인들의 ‘갸쟈이’를 고기와 물만 넣고 오래 끓인 다음 먹기 전에 다진 양파와 마늘, 고춧가루로 만든 양념과 고수를 넣고 먹는다.
<권병창 기자>(현재 서울의 모대학원에서 한국어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여성 기고자를 동물보호단체와 해당 학교로부터의 신상보호를 위해 이니셜 처리 및 사진을 미게재했기에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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