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강제이주 역사 고스란히 전해

<1937년 당시 스탈린에 의해 카자흐스탄으로 강제이주당한 극동지역의 독립군과 가족들은 동물조차 살기 힘겨운 벌판으로 내몰리며, 토굴에서 살아가는 비극적 운명을 초래했다.>
<먼발치로 설산이 보이리만치 황무지나 다름없다.>

“명령번호 1428-326”

소비에트 사회주의연방공화국 인민위원회 및 중앙위원회는 아래와 같이 명한다.
일본의 간첩행위가 극동지방에 침투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한다.

연해주 극동 국경지역에 거주하는 모든 한인들을 카자흐스탄과 아랄해, 발하쉬 호수,그리고 우즈베키스탄공화국으로 이주시킨다.

지금으로부터 80년전 스탈린에 명령에 의해 쫓겨난 고려인들의 삶의 터전이던 카자흐스탄 우슈토베의 토굴은 이제 족적만이 남아있다.

당시나 현재나 허허벌판이던 곳에 의지할데 없는 이역만리 타향에서 고려인들은 무려 60여%가 살아남지 못한 것으로 기록된다.

한반도로부터 6,000여 km나 떨어진 타국에서 온갖 고난을 이겨내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었다.

이제는 그 비련의 역사만을 간직한채 메워진 토굴 24개의 흔적조차 사라진 고려인의 슬픔은 여전히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슈토베(카자흐스탄)=이영준씨 제공>

저작권자 © 대한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