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수목원, 산림역사 고찰통해 산림문화자산 확인

<옥계구곡의 제1곡인 와룡추. 와룡추의 이름을 따라 용추계곡, 또는 용추구곡이라고 잘못 불리고 있다>
<제5곡인 일사대. 깊은 수심과 차가운 수온으로 한 여름에도 서늘하다. 낚시를 드리우고 세월을 보낼 만하다. 엄자릉의 청절이 혼탁한 시절을 바로잡은 고사(一絲扶漢鼎)를 비유해 명명했다>

항일의병 운동 주도한 '화서학파' 유학자들이 수양하던 ‘옥계구곡’이 산림역사 고찰을 통해 각 곡의 명칭 찾아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향후 산림청은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등록해 학술적 가치를 널리 알릴 예정이다.

1일 산림청 국립수목원(원장 이유미)은 ‘산림역사 고찰을 통한 산수문화 발굴 및 활용 연구’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이같은 성과를 밝혔다.

이는 서울, 경기, 강원도 지역의 구곡과 동천에 대해 조사한 결과, 항일의병의 사상적 기반을 제공한 유학자 유중교와 김평국, 대한13도의 군도총재를 지낸 의암 유인석(1842~1915) 등이 가평군 승안천을 따라 1곡에서 9곡까지 경관이 뛰어난 곳을 선정하여 명명한 ‘옥계구곡’의 위치를 확인했다.

산림청은 ‘산림문화‧휴양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라 산림 또는 산림과 관련되어 형성된 것으로서 생태적, 경관적, 정서적으로 보존할 가치가 큰 유무형의 자산을 찾아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단, 산림문화자산 지정시 '문화재보호법'에 따른 지정문화재, 가지정문화재, 등록문화재, 보호물 또는 보호구역은 제외된다.

<제6곡인 추월담. 달까지 뜨면 더 없이 아름다웠다고 기술했다. 옥계구곡 중 가장 아름다운 장소로 알려진다>
<옥계구곡의 지명위치>

유학자 유중교는 김평묵, 유인석 등과 함께 1876년 가평군 승안천을 따라 1곡 ‘와룡추(卧龍湫)’, 2곡 ‘무송암(撫松巖)’, 3곡 ‘탁영뢰(濯纓瀨)’, 4곡 ‘고슬탄(鼓瑟灘)’, 5곡 ‘일사대(一絲臺)’, 6곡 ‘추월담(秋月潭)’, 7곡 ‘청풍협(靑楓峽)’, 8곡 ‘귀유연(龜游淵)’, 9곡 ‘농원계(弄湲溪)’ 등의 위치를 서술하고 ‘가릉군옥계산수기(嘉陵郡玉溪山水記)’라는 시문을 남겼다.

가평군의 옛 이름은 ‘가릉군’이었으며, 현재는 옥계구곡이나 용추구곡, 또는 용추계곡 등으로 불리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9곡 중 그 장소가 확인되지 않은 곳에 대해 그 위치를 확인했다.

10여회 이상 현장 조사 후 지역주민과 연인산도립공원 탐방안내원과 동행하여 서술과 일치하는 장소를 찾아내고, 1곡부터 9곡까지 향후 각 곡의 위치 안내에 사용하기 위해 GPS 좌표를 지정했다.

이유미 국립수목원장은 “‘옥계구곡(玉溪九曲)’은 우리 조상들이 마음을 수양하는 장소였으며 화서학파의 항일의병 투쟁 정신의 기반이었던 장소였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이번 산림역사 고찰을 통해 9곡의 정확한 위치와 이름을 찾았으니, 문화자산으로서의 가치를 알리겠다.”고 밝혔다.

현재 이곳은 연인산도립공원으로 지정됐으며, 여름이면 수도권인근의 피서객들로 만원을 이루는 곳이다.

한편, 국립수목원은 옥계구곡의 정확한 명칭을 알리기 위해 산림청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등록할 예정이다.

앞서 옥계구곡 위치 관련 연구는 한국전통조경학회지 35권 2호에 게재됐다.
<권병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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