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용재협회·소상공인연합회 등 소상공인 단체가 유진기업의 산업용재 유통시장 진출 저지를 위해 청와대 앞에서 배너 시위를 전개했다./사진=김용숙 기자>

굴지 유진그룹의 산업용재 골목상권 유통시장 진입 계획이 사실화된 가운데 소상공인연합회(회장 최승재)와 (사)한국산업용재협회 산하 '유진기업 소매업진출 저지 비상대책위'(위원장 송치영, 이하 한국산업용재협회 비대위)가 "공룡기업의 산업용재 골목상권 유통시장에 대한 침탈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성토했다.

특히 이들은 유진기업에 "수십 년간 일궈온 우리의 생계 터전에 거대 자본력을 동원해 밥숟가락 얹기 식으로 우리의 생존권을 침탈하려 한다"며 연일 거침없는 비판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와 국회 여-야 국회의원들에게 거대 기업인 유진에 맞서 공평하게 경쟁하도록 적극적·지속적·실질적 관심을 호소하는 한편 4월 임시회 법안 처리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는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 통과를 위한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호소했다.

소상공인연합회와 한국산업용재협회 비대위는 또한, 28일 최종 진행하는 사업조정심의에서도 공정하고 정확한 실태 조사 분석 및 평가 등을 통해 수십년간 일궈 온 자신들의 삶의 터전과 생존권을 지키게 해 달라고 당부했다.

비대위는 "유진은 지금도 정부의 사업 중지 권고안을 무시한 채 오픈 준비를 하고 있다. 우리가 수십 년간 가꿔온 시장에 무임승차식으로 들어와 허울 좋게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혀 줘야 한다'는 논리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하지만, "그들이 시장을 잠식하면 소비자 구매가는 유진이 언급한 내용보다 많이 오를 것"이라고 우려한 뒤 "이를테면 예전 구멍가게 등에서는 껌을 100원에 팔았는데 편의점에서는 140원이다. 그래서 편의점에 왜 140원이나 되느냐고 물어보면 '살 수 있는데 가서 사라'고 비유했다.

"마찬가지로 소상공인 골목상권을 침탈한 유진이 산업용재 시장을 장악하고 나면 PB상품(자체 상표 상품) 등으로 압박해서 결국 소상공인이 가격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아울러 "우리만 산업용재 용품을 팔겠다는 게 아니다. 유진과 공정하게 경쟁할 기회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따라서 중소벤처기업부 사업조정심의에서 3년 유예 결정을 받고 3년 더 연장하는 것을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그 기간 우리 스스로 계몽 활동과 소비자가 쾌적한 환경에서 물건을 살 수 있는 환경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그 시간을 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후 계획으로는 "현재 정부대전청사 앞과 국회의사당 등에서 1인 시위를 진행 중이고 3월 27일 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다"면서 "28일 생존권 사수를 위한 대규모 총궐기대회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유진 산업용재 시장 진출로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는다는 우려에 관해서는 "유진은 산업용재 상가 100개 규모의 금천점에 22명을 쓴다고 한다. 유진이 100개의 매장을 내서 2,200명을 고용한다고 하지만 산업용재는 40,000명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는 문재인 정부가 주장하는 일자리 창출과 소상공인 보호 정책에도 어긋난다. 유진에 소상공인들의 밥그릇을 뺏는 행동을 멈추고 대기업의 위상에 걸맞게 사회에 공헌하는 사업에 매진하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서울 금천구 시흥산업용재유통센터/사진=김용숙 기자>

"공룡 기업에 먹힐 위기…영세 소상인 보호해주세요"
문재인 대통령과 중소기업벤처부 장.차관에 호소 

특히, 소상공인연합회와 한국산업용재협회 비대위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문재인 대통령님은 소상공인의 아들로서 소상공인의 권익 보호를 위해 힘쓰시겠다는 것과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언급한 뒤 "그 약속을 꼭 지켜주시고 우리가 열심히 장사해서 가족과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생계 터전을 지키게 해달라. 경제민주화를 꼭 이루어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장·차관에게는 "(3월 28일 사업조정심의회는)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 처음 시도하는 상생 협약이다. 이에 우리는 유진과 착실하게 상생 협약을 6차까지 진행했다. 그러나 더는 협약이 불가능했다. 왜냐하면 유진이 계속해서 우리와 자신들이 판매하는 제품과 구매하는 소비자가 다르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라고 상기했다.

이들은 뒤이어 "전혀 사실이 아니다. 그들이 발표한 판매 품목을 보니 우리와 그들이 파는 상품과 소비자가 같았다. 유진은 우리와 상생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 인제 와서 소비자의 편리성을 앞세워 선택할 폭을 넓혀주겠다는 논리를 펴는데 이는 진실을 왜곡해서 덮으려는 술책"이라고 원색 비판한 뒤 "정부는 이러한 유진의 꼼수 전략을 정확히 인지하시고 이를 반드시 막아주시기 바란다"고 애소했다.

비대위는 계속해서 "우리가 유진의 골목상권 진출을 무조건 막아달라는 것이 아니다. 유진과 똑같은 상황에서 경쟁할 시간을 주시고 소상공인들이 마음 놓고 장사만 열심히 해서 행복하게 가족과 살 수 있는 삶을 터전을 지켜주시기 바란다"고 거듭 호소했다.

유진이 준비하는 금천 1호점에 관해서는 "금천유통센터와 2.6km 거리에 있다. 거기에 3km~4km 떨어진 곳에는 구로공구상가 고척공구상가가 있다. 또 거기에서 5km 거리에는 영등포공구상가, 6km에는 안양유통상가가 있다"고 주지했다.

게다가 "유진은 이렇게 집단 공구상가의 삼각형 한가운데 차려놓고 전통시장 1km 이내 매장을 안 냈다고 우기고 있지만, 이는 전체 시장을 잠식하는 술책"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2호점은 서울 용산에 매장을 내고 이런 식으로 연내 20개 직영매장과 5년 내 80개 프랜차이즈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지난 50년간 소상공인들이 쌓아왔던 노하우를 거대자본으로 한꺼번에 잠식해서 자기들이 차지하겠다는 내용이라고 밖에 여겨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소상공인연합회와 한국산업용재협회 비대위는 이와 더불어 "유진은 산업용재 용품 100만 가지를 취급한다고 하지만 경제 규모가 우리보다 10배나 큰 일본만 하더라도 최대 공급업체가 가지고 있는 산업용품의 가짓수는 28만 7천 가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또"시흥유통상가의 대규모 도매유통 공급자들이 취급하는 것은 95,000가지밖에 안 된다. 그러면 2%가 아닌 20%가 아니냐? 우리한테는 실질적인 피해가 그렇게 큰데도 유진은 계속해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진은 지난 2월1일, 유진기업 앞에서 산업용재 유통시장 진출 저지를 위한 대규모 집회가 열렸던 모습/사진=김용숙 기자>

20만 산업용재 생존권 사수위한 총궐기대회 강경 투쟁 예고

한편 유진은 금천구 독산동에 600평에 육박하는 초대형 산업용재 전문 마트 1호점인 '에이스 홈센터 금천점' 오픈 준비를 계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준공은 물론 사용허가 승인도 났다.

이에 소상공인들은 유진그룹이 소상공인들이 영위해온 망치, 면장갑, 마대자루 등 산업용재까지 판매하려 한다며 27일 오후 1시30분께 정부대전청사 남문광장에서 '유진기업 산업용재 소매업 진출 저지를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키로 했다.

이 자리에선 유진기업의 산업용재 골목상권 유통시장 진입을 철회하라는 요구를 담은 성명서와 기자회견문 등을 발표한다. 

송치영 한국산업용재협회 비대위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여야 국회의원, 우리 국민에게 수십 년간 소상공인이 일구어낸 생존 터전이자 전문 시장에 거대 자본력을 앞세운 공룡기업의 진출이 부당하다는 사실을 알리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준대기업의 산업용재 골목상권 유통시장 진출 저지를 위해 한국산업용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와 전국 20만 산업용재 관계자분들이 불철주야 문재인 대통령님과 여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계자들과 만나 당면 난관을 소상하게 알리고 생존권 사수를 위한 강경 투쟁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소비자 니즈 만족을 위해 최소 필요한 시간을 달라는 것이 산업용재분들의 외침인 만큼 정부와 국회 여야 의원들은 이 외침을 좌시하지 말고 영세 소상인, 소매인들이 대기업과 공평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27일 오후 1시 30분께 정부대전청사 남문광장에서 진행하는 유진기업 골목상권 진출 저지 기자회견에 이은 이튿날인 28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과 '20만 산업용재 생존권 사수를 위한 총궐기대회'가 예고돼 있다.

이날 총궐기대회에는 바른미래당 이언주국회의원 등 여야 국회의원이 참석해 국회 차원에서 경제 민주화를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소개한 뒤 대기업의 산업용재 소상공인 골목상권 침탈 저지를 위해 20만 산업용재인들과 한뜻으로 함께할 것을 결의한다.
<세종=윤종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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