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뜨거운 감자로 냉동창고에 묶여있던 미국산 쇠고기가  국내 빅 3 유통업체인 신세계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에서 지난달 27일부터 판매를 재개한 것을 놓고 이들 대형마트들의 석연찮은 태도가 구설수에 올랐다. 


그도 그럴것이 그동안 대형마트들은 국민건강을 생각해 미 쇠고기의 안전성 논란이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판매를 유보하겠다고 밝히다 이해하기 힘든 이유로 갑자기 판매를 재개 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대형마트들이 그동안 수지가 맞지 않아 판매를 미루다 수입업체들 사이에서 덤핑 물량을 대량으로 받을 수 있게 되자, 자신들의 잇속을 채우려 판매를 시작한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눈길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이런 예측은 이곳 저곳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국내 대형할인마트들이 판매재개를 전격적으로 선언한 것은 지난달 25일이다.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단행한 신세계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국내 대형마트들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는 한국체인스토어협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국내 경기불황과 소비심리 위축이 갈수록 심화되는 상황에서 저렴한 미국산 쇠고기 취급을 더이상 거부할 명분이 없으며 값싼 미국산 쇠고기를 공급하여 물가안정과 서민 가계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판매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이면을 들여다 보면 대형마트들의 속셈이 어떤지 짐작할 수 있다.  자금부족에 내몰린 일부 수입업체들이 시중에 대량으로 풀기 시작한 덤핑물량을 대형마트들이 받아서 판매를 시작 한것 아니냐는 시각이 그것이다. 

A수입업체 관계자는 "LA갈비(숏립/Short rib)의 경우, 수입원가가 kg당 1만4천700원 정도인데 이번 대형마트 납품가는 이보다 훨씬 못미친다"며 "그동안 미국산 쇠고기가 계속해서 외면받자 일부 업체들이 덤핑물량을 시중에 대량으로 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대형마트가 이런 덤핑물량을 약 1만3천원에 납품받아 판매를 재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o수입업체 관계자 역시 수입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대형마트에 들어가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정리해 보면 덤핑 물량으로 인해 마진 여유폭이 생기자 대형마트가 판매를 재개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른 수입업체 종사자들 역시 자금결제 등에 내몰린 업체들이 덤핑을 치고 이 물량이 고스란히 대형마트로 들어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따라서 아직 미국산 쇠고기의 불안함을 씻지 못한 상태에서 대형마트들의 판매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잇어 유통업체의 경우 정확한 유통정보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미국산 쇠고기의 대형유통매장의 판매는 돈이 된다는 수입업자들의 과잉공급 상황과 검역재개 이후 국민여론도 호의적이지 않아 수입물량 대부분이 검역증을 받아들고도 창고에 쌓이기 시작 해 과잉공급 해소로 인한 것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과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산 쇠고기 검역물량은 1만6천773톤이었지만 통관물량은 7천775톤에 그쳐 8천998톤이 고스란히 창고에 보관돼 있었던데다 9월에도 5천200여톤이 검역을 끝내고도 통관절차를 밟지 않았다고 한다.


여기에 수입업자들은 환율마저 상승해 결제대금이 불어나고 물량확보를 위해 받은 파이낸싱이나 대출만기가 최근의 금융위기로 연장이 불가능해진 상태로  수입대금 결제일까지 다가오면서 많은 업체들이 심각한 자금난에 빠졌다.

o 수입업체 관계자는 "미 쇠고기 판매 시기를 계속 눈치보던 대형마트들이 내년 구정 대목을 보려면 조만간 판매를 시작했어야 했는데, 덤핑물량까지 쏟아졌으니 타이밍이 아주 잘 맞아 떨어진 것"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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