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 형사5부 ‘전살법(電殺法)’ 3차 공판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등법원 전경>

[법조팀]도축 현장에서 사용한 전살기의 실제 압수물이 아닌 유사증거물은 법리공방의 참고용에 불과할 뿐, 설득력은 낮은 것으로 거듭 재론됐다.

17일 서울시 서초구 소재 서울고등법원 형사5부(재판장 김형두) 제303호 법정 사건번호 2018노 2595사건의 이모(63) 씨에 대한 ‘동물보호법위반’ 속행에서 개도살 당시 사용한 쇠꼬챙이의 전류크기와 개의 감전과 시간, 도축장소의 환경, 전살기의 도축행위에 피고인의 구체적 정황 등을 심리하면서 제기됐다.

쇠꼬챙이 첫 등장,검사-변호사-동물단체 이견
재판부,“제출된 유사쇠꼬챙이 증거채택 낮아”

법정에서 검찰측은 증인으로 수의사 이모 씨를 채택하려 했으나, 변호인은 객관성과 효율성에 흠결(欠缺)을 들어 거부를 표명, 사실상 무산처지에 이르렀다.

다만, 피고인의 아킬레스 건으로 치부될 압수물이 아닌 쇠꼬챙이를 증거물로 법정에 제출하면서 치열한 법리공방으로 치달았다.

사건 농장에서 사용된 380볼트의 전살기를 둘러싼 변호인과 검찰, 그리고 K동물보호단체의 전모 상임이사가 성남시 태평동에서 사용된 전살기를 추가 설명하면서 첨예한 대립각을 보였다.

게다가 대한육견협회측이 제출한 2만7천여 명의 탄원서를 비롯 전국육견상인회의 서증자료는 실체적 진실규명에 격랑을 예고했다.

변호인은 구체적인 사례로 가축의 몸체와 전류의 영향, 전류의 크기와 전압, 축종의 종류 등 난해한 의문점을 검찰에 제기, 복잡다단을 드러냈다.

심지어 전살기법이 적용된 돼지의 경우 전류의 회로와 구성단계 등 동일 축종의 전압여부, 근거자료 등을 요구,곤혹성을 재조명 했다.

검찰의 세부적인 요구에 아예 김형두 재판장은 전압값의 높고 낮은 점에 대한 돼지와 오리 등과의 축종비교 등 변호인의 서증자료를 10여분 남짓 읽어 내려갔다.

법정은 이내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으리만치 전운이 감돌았으며, 합리적이고 사실적인 증인신문을 청할 것을 검찰이 언급하면서 급기야 전살기가 법정에 등장했다.

입수자인 전 이사는 성남시 태평동의 개도살장에서 집행된 불법건물 철거현장에서 가져온 것을 전선일부를 잘라 그만 논란을 초래했다.

이례적으로 재판장이 직접 증거 대체물을 법정에 놓은채 재판부와 검사, 변호인, 동물보호단체 등 직접 확인하는 과정마저 연출됐다.

전 이사는 재판부를 향해 판사의 안경과 자신의 안경을 들어 간접비유하면서 강도높게 어필했으나 변형된 증거물에 설득력은 낮게 평가됐다.

재판부는 전살기 용기의 나무소재 여부는 물론 누전 차단기의 부착여부 등이 다른 점에 또다른 공방의 소지를 상기시켰다.

김형두 재판장은 본질의 문제는 농장에서 사용한 해당 물건이 유사한 형태를 보이지만, 실제 사용된 전선아닌 데다 콘센트 방식이 다른 점에 주목했다.

이같은 이견에 재판부는 검찰의 제출된 전살기는 참고용으로 판단하며, 증거자료로는 사진과 동영상 등 다양한 증거를 요구했다.

검찰은 동일형 전살기를 채증할 수 없는 만큼 경찰청 내부 전산망을 통해 전살기를 구해 보겠다고 설명하기에 이르렀다.

추가심리로 이어지며 제8호증의 식용견 주둥이에 전기를 흐르게 하는 전살법 실태에 법정 중앙에 앉아있던 20대 여성은 탄식과 함께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변호인측은 김형두재판장에게 “법정을 나서며 변호사를 비난하거나 소리를 내는 불상사가 우려되는 만큼 동물보호단체에 요주의를 주문, 사건의 민감도를 시사했다.

이에 재판장은 자칫 법정이나 기타 장소에서도 형사처벌이 가능하기에 각별한 당부 또한 차분한 어조로 당부했다.

재판부는 이어 이번 재판의 핵심은 피고인이 사용한 개도살의 쇠꼬챙이 전류의 크기, 개의 감전과 시간, 도축장소 환경 등의 세밀한 서증을 검찰측에 다시한번 요구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3월14일 오전 10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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