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협력업체들 줄도산, 도미노 우려 '하소연'

<광주광역시 북구 첨단연신로 소재 세화아이엠씨(IMC) 본사 전경/사진=인터넷언론인연대>

"악화된 매출과 경영위기,지역경제 '암운'"
1981년 창립, 수출 금탑산업훈장 '수훈갑'

[광주=권병창 기자] ‘빛고을’ 광주에서 신화창조를 일군 세화아이엠씨(IMC)는 지역 상공인의 기대를 받아온 글로벌 비전 기업으로 성장가도를 잇고 있다.

타이어 금형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은 세화아이엠씨는 한때 연 매출액이 2,000억 원을 웃도는 등 명실공히 타이어 금형분야의 1위 업체로 등극했다.

이같은 중견기업 세화아이엠씨가 일련의 내홍과 진통속에 몸살을 앓고 있어 그에 따른 현황을 재조명해 본다.<편집자 주>

성공신화를 지속해 온 ㈜세화아이엠씨(SAEHWA IMC)는 광주광역시에 본사를 둔 중견기업이자 지역 상장사 가운데서도 알짜기업으로 입소문이 파다하다.

타이어 금형과 제조설비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세화아이엠씨는 지난 1981년 설립된 후 광주 본사를 비롯 국내 5개의 사업장에 600여 명의 임직원이 구슬땀을 흘린다. 

정부로부터 수출분야 공로로 급기야 금탑산업훈장을 서훈하는 영예도 자긍심을 더한다.

미주, 유럽, 아시아에 해외사업장을 두고 있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서 2016년 기준 생산제품의 80% 이상을 전 세계 40여 개국에 수출하는 등 연간 2천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던 견실한 기술기업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난해 3월 6일부터 현재까지 주식거래는 정지되고,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받는가 하면, 전·현직 경영진이 재판과 검찰 수사를 받는 등 회사 설립 이래 초유의 위기에 봉착해 있다.

이 회사는 2017년 11월 광주광역시와의 협의 끝에 하도급 업체 직원 수백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며 이른바 '광주형 일자리' 민간 부문 첫 사례로 기록되는 등 기업의 사회적 공헌을 실천하는 모범기업으로서 기대를 한 몸에 받기도 했다.

<사진은 당시 청와대 국민청원에 게시된 일부 캡처 내용>

세화아이엠씨는 2017년부터 돌연 이상 징후를 보였다. 
세화아이엠씨의 공시 재무제표상 2017년 말 매출은 1,653억 원으로 전년 대비 400억 원 가량 매출이 줄어들었다. 

영업이익은 처음으로 42억 원 적자가 발생했다.

여기까지는 중국 업체들의 저가공세와 기술격차 감소 등으로 글로벌 시장 경쟁이 심화돼 실적이 악화됐고 언제든 다시 호전될 수 있는 과도기적 상황으로 이해됐다.

이런 가운데, 세화아이엠씨는 2017년 8월부터 갑자기 이해할 수 없는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증권가에서는 세화아이엠씨가 이 시기부터 무자본 M&A의 표적이 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세화아이엠씨는 2017년 8월 키스톤프라빗에쿼티(키스톤PE)의 현대자산운용 인수 목적 펀드에 100억원을 분담하는 투자자로 참여했다.

이 투자에 대한 의문은 이후 2018년 4월 삼부토건 노조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민원에서 '기업회생 중이던 삼부토건을 인수한 주체들이 삼부토건의 사내유보자금을 현대자산운용 인수에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세화아이엠씨 등을 끌어들여 자금을 마련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며 그 정황이 일부나마 드러났다.

이어서 2017년 11월말 세화아이엠씨와 함께 현대자산운용 인수에 참여했던 상장 도매업체 이아이디가 세화아이엠씨에 전환사채 50억원을 투자해 결손금이 일부 보충되는 듯 했다.

그러던 2018년 1월 3일, 세화아이엠씨의 전 경영진은 총 249억 원 규모로 지분의 32%와 경영권을 넘기는 매매계약을 갑자기 체결했다. 

<사진=인터넷언론인연대>

투자 주체는 경영권을 인수한 얼라이컴퍼니와 재무투자자로 참여한 파인투자조합, 알라딘투자조합으로 넓은 의미에서는 삼부토건과 현대자산운용을 인수한 투자 주체와 연장선 상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같은 계열로 평가되는 케이씨앤아이스타바이오가 2018년 2월 전환사채로 세화아이엠씨에 100억 원을 투자했다. 

이로써 경영진 교체 전후로 세화아이엠씨에는 총 150억 원의 투자금이 들어왔다.

또한, 2018년 2월 19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는 현 경영진으로의 임원 교체와 바이오 사업분야로의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정관변경이 의결됐다. 

증권가에서는 이 시점부터 세화아이엠씨의 행보가 비정상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고 분석한다.

2018년 3월 5일 세화아이엠씨는 정관변경 의결대로 바이오회사인 디아젠의 주식을 110억 원에 인수했다. 세화아이엠씨의 주가는 경영진 교체와 정관변경이 의결된 직후부터 이날까지 계속 치솟고 있었다.

그런데, 현 경영진과 함께 세화아이엠씨 인수에 자금을 댄 투자조합들은 디아젠 인수 발표로 주가가 최고점에 달한 2018년 3월 5일부터 이틀간 연속해서 520만주의 주식을 일거에 매각하는 이해할 수 없는 태도를 보였다.

이어서 3월 6일 누군가의 고발을 받은 한국거래소가 세화아이엠씨의 감사의견 비적정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하며 주식 거래를 정지시켰다. 

주식이 오를 것으로 보고 투자한 개미투자자들은 환전이 불가능한 주식만 손에 쥐게 됐다.연 이틀 주식을 대량으로 매각한 투자조합들은 50억여 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추정된다. 

누군가가 주가를 조작해 이 과정에서 부당하게 큰 이익을 챙겼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 부분은 현재 광주지검에서 수사 중이다.

현 경영진 선임을 전후로 자금난 타개를 위해 어렵게 투자받은 150억 원 가운데 110억원 이 원가 15억원짜리 기업을 인수하는데 사용됐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하청업체 관계자 B씨는 "세화아이엠씨가 110억 원에 인수한 디아젠은 세화아이엠씨에 100억 원을 투자한 주체인 케이씨앤아이스타바이오와 연관된 회사로 2016년 7월 인수당시 가격이 15억 원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또 이 바이오 회사는 세화아이엠씨의 주가를 부풀려 특정세력에게 시세차익을 안겨주는 도구로 사용된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화아이엠씨가 2018년 3월 5일 110억원 에 39.65%의 지분을 인수해 최대 주주가 된 바이오기업 디아젠의 2016년 7월 당시 최대지분 가치는 15억 원으로 평가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뒤이어 "디아젠의 기존 상호는 셀바이오스였다. 2017년 12월 상호변경을 통해 현재의 디아젠 상호를 사용하게 됐다. 

이 셀바이오스(디아젠)은 2016년 7월 20일 이화전기가 15억원을 주고 42.32%의 주식지분을 취득해 최대주주가 된 기업"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이 맞다면 2016년 7월에 15억 원에 인수된 기업이 2018년 3월 110억 원에 거래됐다는 것은 1년반 사이에 기업가치가 폭등한 이유를 명확히 설명하지 못할 경우 인수한 측에서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는 사안이다.

그런데 이처럼 기업가치가 높아져서 인수(M&A)된 바이오기업 디아젠이 세화아이엠씨 주가조작 재료로 사용된 의혹까지 받는 것은 '옥의 티'로 지목받는 형국이다.

이같은 분위기에 세화아이엠씨의 CEO는 구랍 28일 '주주께 드리는 글'을 통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거래재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금융권으로 구성된 채권단과의 자율협약을 마무리해서 계속기업의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며 "금융감독원의 지정 감사인과의 감사에서 적정 의견을 받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본적으로 회계처리의 투명성을 대전제로 한다는 경영진은 "국내 1위~4위의 회계법인과 일을 진행해 온 것도 투명하게 처리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 믿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이밖에 감사의견 거절을 유일하게 해결해 온 것처럼, 거래재개도 확실하게 해결해, 아직 부족한 점은 많지만 지속적으로 숱한 난제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대한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